이주노조 위원장 석방! 이주노조 탄압 분쇄!
이주노동자노동조합 규탄 성명서


“탄압이 강해지는 만큼 우리의 투쟁도 강해질 것이다!”

지난 5월 14일 새벽 1시경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아노아르 위원장이 법무부와 출입국 단속반에게 표적 연행되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노조 일정을 마치고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동지들과 헤어진 후 집으로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뚝섬역에 도착해 5번 출구로 향했는데 밖으로 나가는 계단 두 개만 남은 상황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던 출입국직원들이 아노아르 동지를 가로 막았고 등 뒤에서 7명이 나타났다. 이렇게 폭력적으로 끌려나온 아노아르 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5대의 차량과 30여명의 출입국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뚝섬역 5, 6번 출구를 막고 위원장을 강제로 납치하려 했고 다리, 손목, 얼굴, 머리에 상처를 많이 입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강하게 저항하였지만 연행을 피할 수 없었고 그 후 봉고차에 비상등을 달고 급하게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이동되었다.

아노아르 위원장에 대한 단속은 정부가 말하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아니었다. 사실은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이주노조를 건설하여 ‘단속추방 분쇄와 노동비자 쟁취’라는 목표를 가지고 투쟁해온 이주노조를 탄압하는 것이다. 예전에도 정부는 이주노동자 권리쟁취 투쟁을 막기 위해 많은 리더와 조합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강제로 출국시켰다. 그러나 이번 아노아르 위원장을 연행한 것은 이주노조 설립을 막으려는 노동부와 이주노동자들을 내쫓으려는 법무부, 이것을 밀어붙이고 있는 한국정부가 함께 꾸민 일이다. 이주노조가 더 강해지고 노동비자를 원하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만든 일이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땅에서 일 해온 지난 18년 동안 우리는 단 한 번도 인간다운 대우, 노동자로서 대우 받지 못했다. 기계처럼이 아니라 기계보다도 못한 일을 하며 살아야 했다. 이주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착취했던 산업연수제 때문이었고, 이제는 고용허가제 때문에 또 다시 고통스럽게 일해야 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정부가 이주노조를 탄압하고 압박하더라도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다. 탄압이 강해지는 만큼 우리의 투쟁도 강해질 것이다. 위원장이 연행되었지만 나머지 임원들과 조합원들이 지역을 강하게 조직할 것이다. 조합원들을 확대시키면서 이주노조를 더 크게 강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주노조는 한국 노동자들과 시민, 학생, 사회시민단체에게 정부의 탄압을 많이 알리고자 한다. 연대투쟁하면서 우리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주노동자들을 착취해 온 자본가와 한 편이 되어 이주노동자들을 단속추방해 온 한국 정부는 지금 당장 아노아르 위원장을 석방하라! 더 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이주노동자 모두에게 합법화, 노동비자,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

2005. 5. 16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샤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