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단속추방 중단하고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하라!

한꺼번에 단속되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MTU) 조합원 7인은 서울시 송파구에 소재한 기업에 소속되어 수 년 째 일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10월 6일에 회사 관리자들이 “퇴직금 문서”에 사인을 하라고 하였다. 이주노동자들은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았고 앞으로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는 것도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사인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다음 날인 10월 7일 근무를 마치고 오후 4시 경 집으로 돌아오던 중 각각 4인, 3인이 함께 모여서 살고 있었던 두 군데의 집 앞에서 잠복하고 있던 출입국 단속반원들에 의해 단속되었다. 근처에 있던 2명 포함해서 총 9명이 단속되었다.

누가 신고를 했을까?
우리는 일차적으로 사측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출입국관리소에 신고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첫째, 퇴직금 수령 사인을 하지 않은 이들만 단속되었고 둘째, 회사 사람이 아니면 집을 알 수 없고 (회사 측에서 집을 구해 주었음) 셋째, 회사 내에서 단속되면 회사에서 벌금을 물어야 하므로 사는 집을 신고하는 것이 벌금을 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입국 단속반원들은 단속 대상 명단을 갖고 있었는데 회사 측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이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사측은 이러한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십 수 년 간 살아온 땅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하나
단속된 이주노동자들은 곧바로 서울출입국관리소로 이송되어 다음날인 8일에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옮겨져서 구금되어 있다가 지난 14일까지 출국을 하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국에서 수 년에서 십 몇 년간을 문제없이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주변 이웃들도 입을 모아 착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라고 칭찬했다. 죄를 저지른 적도 없이 묵묵히 일만 한 사람들이 왜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한단 말인가?

이주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노동3권 보장하라 !
이 사건은 이주노동자를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으로 여기는 것에 기인한 것이다. 이주노동자는 이역만리 먼 나라에서 어렵고 열악한 노동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고자 고생하는 사람들이지 일회용품이 아니다. 비자가 있든 없든 이주노동자들은 모두 내국인 노동자와 똑같은 노동3권을 법적으로 보장받는다. 임금, 퇴직금, 수당, 휴일 할 것 없이 당연히 기업들은 이를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이명박 정부는 체류질서를 확립한다는 미명 하에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집중 단속을 10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금도 매일같이 전국 각 지역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인권침해를 당하며 공장에서 집에서 길거리에서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MWTV 미디어 활동과 ‘스탑크랙다운’ 밴드을 통해 이주노동자 문제를 알려온 문화활동가 마저 출입국이 ‘표적단속’을 자행하여 잡아들여 지금 화성보호소에 수감되어 있다.

작년에는 3만 2천 여 명을 강제추방 시켰다는데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을 강제추방 시킬지 그 끝을 알 수 없을 지경이다. 도대체 왜 이 사회는 오랜 노동자들, 지역사회의 주민들, 우리의 친구들을 강제로 쫓아내야 한단 말인가! 강제추방은 하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사회적 갈등만을 부추기고 인권침해를 낳는다. 정부가 계속 무고한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해서 아름답게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을 선언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하는 바이다.

하나, 사업장 내 이주노동자 차별 중단하고 인권을 존중하라 !
하나, 반인권적이고 폭력적인 강제단속 추방을 즉각 중단하라 !
하나, 이주노동자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노동3권 보장하라 !

2009년 10월 20일
단속추방 중단과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 촉구 집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