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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방송국 http://migrantsinkorea.net
[인터뷰]이주노동자 방송국 구금 8개월을 맞는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
1월 13일 공판 앞두고 아쉬움 남아
전민성
지난 1월 3일 오후, 청주 외국인 보호소에서 구금 8개월 째를 맞고 있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아노아르 후세인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5월 14일 지하철 뚝섬역에서 불법 표적 연행 된 후 국가를 상대로 한 네 차례의 재판을 마치고, 오는 1월 13일, 그 선고공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질문: 선고 공판를 앞두고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가?
선고결과는 폭행에 대한 벌금 정도가 아닐까 예상한다.
나는 국가인권위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보호소 안에서도 힘들고, 밖에서 구명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도 힘들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내가 나라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노조도 나 때문에 지역 조직하는 데 신경을 많이 못 쓴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입법투쟁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질문: 한국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달라.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면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심하게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체류 몇 달 후에는 다시 미등록이 되고 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도 없고 근로조건도 나빠서 이다.
또 이주노동자 단속 중 인권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나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외국에서 좋지 않게 되었다.
한국정부는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주노동자를 무시하는 법 만들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산업연수생 제도 만들 때 반대하는 사람들 많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 목소리를 무시하고 연수생 제도를 도입해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이것은 당시 연수생 제도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다. 정부도 이제 와서 연수생 제도를 폐지 한다고 떠들고 있다. 고용허가제도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도입했는데, 이 제도도 결국 폐지할 수 박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달라.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리 위해 힘들어도 싸워야 한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우리가 지금까지 싸워서 이룬 것이다. 열심히 투쟁하면 반드시 행복한 날이 올 것이다. 참고 열심히 투쟁하자.
일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노동자의 권리 위해 투쟁해야 한다. 노동자로서 일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공장에서 너무 힘들게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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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하는 아노아르 위원장. (사진: 박경주) |
질문: 민주노총과 한국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민주노총이 아직 이주노동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를 직시하고 노동조합이 갖는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질문: 그 동안 한국에서 10년 동안 지내면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일은 무엇인가?
자신의 인간으로서 누려할 할 권리를 위해 투쟁했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로서 권리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문: 8개월 동안 외국인 보호소에서 지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여기 있으면서 동지들과 함께하지 못한 점이다. 어떻게든 노조를 잘 발전시키고 싶어도 함께 하지 못해 답답했다. 그리고 몸 상태가 6개월 동안 안 좋아져서 아플 때마다 많이 힘들었다.
10년 한국생활 돌아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좋은 시간도 있었고 힘든 시간도 많았다. '이런 식'(보호소에 갖혀 지내는 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 한 번도 생각해 본적 없다. '이렇게' 오래 가면 앞으로 많이 힘들 것 같다.
8개월을 ‘외국인보호소’ 아니 '개조된 교도소'에서 보낸 아노아르 위원장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국가인권위가 보호일시해제 권고안 진정을 기각한 것이 그 동안 그의 명예회복과 보호일시해제를 위해 투쟁해 온 사람들뿐 아니라, 반인권적인 출입국 관리법을 개선하려는데 노력해 온 더 많은 이들에게도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그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렇게 돌아가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돌아가면 앞으로 노조가 많이 힘들 것 같다'고 한 이주노조 아노아르 위원장. 한국 사회와 국가인권위는 진정 부끄럽지 않을 결정을 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아노아르 위원장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