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경험과 과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연속기획(2)
- 화물연대의 경험과 과제
2003년 5월, 노동운동에서 낯설게 느껴졌던 화물운송노동자들이 파업투쟁에 돌
입하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투쟁이 들불처럼 확산되었다. 포항과 당진, 경인지
역의 육상운송에서 인천, 광양, 부산항의 부두까지 전국의 물류가 멈추기 시작
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화물운송노동자들의 구호는 현실이 되었
다. 광주전남지역에서부터 승전 소식이 들렸고 곧이어 포항에서, 전국에서 노
동자들은 승리하였다. 그뿐인가. 경찰병력 투입 운운하던 노무현정권도 화물연
대의 요구가 대폭 반영된 노정합의에 도장을 찍었다. 완승이었다. 노동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2003년 8월, 노무현정권이 노정합의를 파기하고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투쟁에 돌입하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5월과 달랐다.
6.28 철도파업을 짓밟았던 노무현정권은 경찰력을 총동원하여 화물연대의 투쟁
을 폭력적으로 탄압하였다. 운수자본도 노무현 정권과 손잡고 계약해지, 손배
가압류 등 화물연대를 깨기 위해 달려들었다. 파업투쟁의 위력은 급감했다. 9
월 5일 결국 화물연대는 파업을 접어야 했다.
2003년 12월, 업무개시명령제와 1대허가제, 운전자자격증제도, 가맹점제도 등
을 포함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악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천당에서 지옥까지' 2003년 화물연대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쓰라림을 모두
겪었다. 그러면 지금 화물연대는 패배의 쓰라림에 빠져 있을까? 후유증은 있지
만 그렇지는 않았다. 김종인의장은 말한다. "투쟁 접을 때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조합원들도 처음에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생각했다. 하
지만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조직적 관점과 정치의식이 높아졌고 화물연대
만이 희망이다, 복원시켜내자는 것이 지금 조합원들의 정서이다. 복원하는 것
은 시간문제다."
화물연대는 보험모집인이나 학습지노동자, 골프장 경기보조원, 레미콘노동자
등 다른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 비해 뒤늦게 조직되었지만 처음으로 노정교섭
을 쟁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것은 무엇보다 2만여명의 조합원을 조직하고
물류를 멈출 수 있는 힘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제 화물연대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대표하고 그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나
가야 할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비정규직, 그 중 특수고용직 노동자들
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화물연대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그 성
공뿐 아니라 실패로부터도 교훈을 얻고 특수고용직 노동자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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