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사냥! 결코 이대로 두고 봐선 안 됩니다!
1월 7일,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마치고 농성장으로 돌아가던 이주노동자들은 경찰에 포위당했다. 그리고는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이주노동자들을 연행하고자 했다. 이를 제지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무차별로 폭력을 휘두르며, 가스총을 발사하였다. 한국인들과 이주노동자들은 사력을 다해 연행을 저지하고자 애썼으나, 법무부와 경찰의 합동 작전 아래 끝내 두 명의 이주 동지가 호송버스에 실려가고 말았다. 지난 12월 31일에도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이주 동지들을 연행하려다 완강한 투쟁으로 실패한 적이 있다. 이제 앞으로 탄압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우리의 투쟁을 꺾어버리기 위한 자본과 정권의 노동자 사냥이 전격적으로 선포되었다!
단속추방 분쇄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이 50일을 넘기면서 정권은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전선을 교란시키기 위해 온갖 책동을 다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를 용인하고, 개량적인 요구를 내놓는 교회를 중심으로 한 인권단체와는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유화적인 제스춰를 취하면서, 일관되게 고용허가제에 반대하고 노동비자를 요구하는 명동성당의 농성단은 고립시키고, 탄압하고자 한다. 농성장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면 무조건 잡아가겠다는 엄포는 당당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를 사냥해 가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무차별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싹쓸이 해가는 집중 단속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왜 저들은 그토록 이주노동자들의 탄압에 혈안이 되어 있는가? 무엇보다 남한의 자본가들은 노예처럼 부릴 수 있는, 한국인 노동자에 비해 더욱 저임금착취 가능한 이주노동자가 절실하다. 이는, 기존의 중소영세 사업장에 이주노동자가 대규모로 분포하는 것에서, 조선소와 같은 대공장에도 대규모로 이주노동자가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명확하다. 이렇게 확대되는 이주노동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는 고용허가제로 묶어 놓고자 하는 것이다. 산업 연수제도와 별 다를 바 없는 고용허가제를 이주노동자에게 득이 되는 대안인 양 선전하면서 불법체류자 양산국이라는 국제 사회의 비난도 피하고, 이주노동자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착취하겠다는 것이 자본가 정권의 의도다. 그리고, 저들은 40만 이주노동자들이 계급투쟁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 역시 두려워하고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과 노조반대 캠페인 등으로 노동운동 말살을 획책하고 있는 자본가들은 이주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조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고용허가제 반대, 노동비자 쟁취라는 올곧은 요구를 가지고 이주노동자 스스로 주체가 되어 투쟁하는 평등노조 이주지부를 포함한 명동성당 농성단에게는 탄압의 칼날을,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대리하려 드는 소부르주아적 인권단체들에게는 회유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말미, 열사들의 투쟁으로 타올랐던 정국은 계급적 연대투쟁의 부재 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참담한 심정으로 우리는 03년을 접으며, 2004년에는 새로운 투쟁,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투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있다. 본격화되는 탄압 앞에서 이주노동자들은 더 큰 결의를 세우며, 가열찬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연대투쟁이 절실하다! 한국인 노동자 동지들! 스스로가 이 땅의 착취받고 억압받는 노동자라면, 이주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자신의 투쟁으로 받아 안고 함께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을 ‘우리 민족’과는 피부색도, 쓰는 말도 다른 ‘외국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불쌍한 사람이기에 시혜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혹은 나의 일자리와 임금을 좀먹는 경쟁상대로 돌리는 것은 자본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드는 것일 뿐이다. 너와 나는 모두가 자본가의 반대편에 서 있는 노동자! 노동자는 하나!라는 투쟁의식으로 함께 투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어 낸다면, 이것은 단지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를 쟁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계급 운동을 다시 전진시켜 나가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노동자 동지들! 망설이지 말고, 이주노동자 동지들의 투쟁에 결합하자!
또한, 농성투쟁을 진행 중인 이주노동자 동지들! 단호한 투쟁의 계획을 제출하고 완강하게 투쟁을 전개해 나가자. 투쟁만이 가장 훌륭한 선동이며, 연대투쟁을 강화하는 지름길이다.
학생동지들! 계급의식적인 투쟁을 복원해 나가는 과제 하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에 헌신적으로 연대하자!
우리의 가열찬 투쟁으로 노동비자를 쟁취하고 공장으로 돌아가자! 계급적 연대투쟁을 복구하고, 승리하는 싸움을 만들어 가자!
노동해방 학생연대 역시 항상 견결하게 전선을 사수하며 투쟁해 나갈 것이다. 투쟁!!
사회주의 정치 실현을 위한
노동해방 학생연대
http://nohak.jinbo.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