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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이용식 선대본
Subject   일용노동자가 진짜 노동자다! (형틀목수)
일용노동자가 진짜 노동자다! (형틀목수)



저는 13년째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을 해 온 노동자입니다.
저는 지난 98년부터 일용건설노조에 가입하여 조합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98년 IMF로 현장에 일이 끊어지고 졸지에 실업자신세가 된 저는 지역 일용노조에서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기에 노조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1년 반 동안 숲 가꾸기 공공근로를 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이 풀리면서 다시 목수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1년 반 동안 조합원들과 함께 도시락 싸서 가지고 다니면서 했던 숲 가꾸기에 대한 추억은 잊을 수가 없는 기억이었습니다. 비록 임금이 70여 만원에 불과했고 새벽같이 집을 나와 험한 산 속에서 하는 일이기는 했지만 거기서는 모두가 조합원이었고 모두가 건설노동자였기에 누가 누구를 업신여기지도 않았고 내리 누르는 일도 없었습니다. 우리 노조의 위원장은 젊었지만 누구보다도 자상한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공근로이기는 했지만 숲 가꾸기 기능을 배워서 임업노동자로 살아갈 궁리들을 하기도 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 사진과 함께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사진 속의 주인공인 이용식 건설연맹 위원장님이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에 부위원장으로 출마를 하셨기에 이용식 위원장님에 관련된 글을 좀 썼으면 하는 연맹 간부님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사진부터 설명을 하면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정부의 실업대책 축소에 대하여 항의하는 집회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수많은 우리 건설일용노동자들이 건설현장이 중단되면서 숲 가꾸기 같은 공공근로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형님들은 더욱 노동강도가 쎄진 현장으로 돌아가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그날 저도 우리 지역의 형님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을 하였는데 누군가가 옷을 벗자고 하였고 사회자를 비롯한 집회 참석자 전원이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물론 사진 속의 이용식 위원장님도 옷을 벗어 던졌습니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종로바닥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알몸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저는 이용식 위원장님이 민주노총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일을 하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제가 아는 이용식 위원장님은 우리 같은 일용직 노동자와는 처지가 다른 정규직 노동자이시고 소위 잘 나가는 건설회사의, 잘 나가는 노조위원장님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처럼 현장에서 밑바닥 인생으로 사는 기능공들과 건설회사 관리직들은 싸웠으면 싸웠지 편한 관계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이용식 위원장님을 지지하고자 하는 것은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소탈하고 격의 없는 품행과 청중을 압도하는 연설에 반해서 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 같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건설노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면서 연맹 위원장으로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쏟아 부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지역 건설 일용노조 위원장님께 듣기로는 일부 건설기업노조 위원장들로부터 왜 연맹 예산의 2/3를 지역 일용노조에만 다 쓰느냐? 면서 항의도 받았고 또 한편으로는 지역 일용노조로부터도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도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용식 위원장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건설현장사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였고 그러한 결과로 300여 개가 넘는 원청회사와 단체협약을 맺고 70여명이 넘는 현장 전임조직가들을 확보하였으며 매년 1천명씩 우리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민주노총의 문제가 어떤 건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같은 일용직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에서조차도 대우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 일용노조 위원장님 말씀으로는 비정규직 축에도 못드는 것이 우리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런 우리들과 같이 종로바닥에서 옷을 벗어 던질 수 있고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 건설노조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이용식 위원장님같은 분이 민주노총의 간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개 “노가다” 주제에 분에 넘치는 글을 쓴 것 같아 송구스럽지만 저는 노조에 와서부터 “노가다”가 아니라 “건설노동자”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직도 우리 현장에는 노조를 모르고 비참한 “노가다”신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다른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용식 위원장님이 꼭 민주노총으로 가셔서 우리 같은 어려운 노동자들과 함께 희망을 주는 민주노총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2004년 1월 6일   현장노동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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