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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노바리
Subject   [펌/허영구] 70년대 서독의 한국인 광부, 간호사도 이주노동자였다
70년대 서독의 한국인 광부, 간호사도 이주노동자였다

지금 한국에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추방에 쫓기고 있고 이에 저항하는 이주노동자 대표들은 강제연행되어 보호소에 수감되어 있다. 이들은 법무부의 "표적수사에 의한 강제연행"에 항의하며 10일째 단식농성중이다. 한국에 온지 9년째 된 평등노조 이주지부장인 샤말타파는 지난 2.15 연행되어 여수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중이다. 그 외 경기도 화성외국인 보호소에 수감중인 이주노동자와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이주노동자도 동조 단식중이다.

지난 2.14 민주노총 위원장이 법무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법무부가 이주노동자문제의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과 논의하겠다고 약속한 다음날 샤말타파지부장을 강제연행하여 수감한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이 성명서를 통해 '배신감'을 토로했지만 노무현정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은 분명해 보인다.  소위 한국경제의 밑바닥에서 3D업종에 종사해 온 40여만명의 이주노동자들에게 합법화의 길을 터주기는 커녕 강제추방을 감행하고 있는 참여정부의 개혁성이란 것이 얼마나 가볍고 빈곤한 철학에 기초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당연히 이주노동자지부는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등과 함께 투쟁단을 구성하고 '강제추방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쟁취'를 위해 투쟁을 시작하였다. 한국 사회는 그들이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거기다가 불법체류자라는 멍에까지 씌워 착취를 일삼았다.

한국자본주의의 이윤축적은 이들로부터 잉여노동력을 수탈한 원시적 축적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장시간 저임금노동, 욕설과 폭력에 기초한 비인간적 대우, 4대보험 조차 적용받지 못한 불안정한 노동조건 속에서 그들은 숨죽여 일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살아왔던 이주노동자들에게 우리 사회는 냉담했을 뿐만 아니라 폐기처분하는 방식으로 강제추방을 시도하고 있다. 1세기에 걸쳐 조선민중의 이주노동의 역사를 까마득하게 잊고 자본의 이윤에 눈멀어 억압과 착취를 일삼는다는 것은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구한말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시작하여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는 만주와 연해주, 일본에 이르기까지 고난의 이주노동이 있었다. 1960-70년대는 베트남 전쟁, 서독의 광부. 간호사, 중동의 사막에 이르기까지 달러를 벌여들여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열망으로 이주노동은 국가정책의 주요과제가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국으로 수백만이 이주하였고 그 외에도 일본이나 중남미로의 이주는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해외이주동포의 1/10도 수용하지 못하는 한국사회, 특히 한국정부의 정체성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미국에 50만, 일본에 5-6만명의 한국인 불법체류자가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이 고작 강제추방과 연행, 감금이라면 그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인류애에 기초한 인권의 보편성에도 매우 어긋나는 일이다. 여기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이 경우는 오늘날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정책과는 너무나 비교가 되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궁금해지기까지 한 얘기다.

'1942년 생인 A씨는 1977년에 서독에 광부로 파견되어 1980년 귀국하였다. 그러나 파견되어 탄광노동자로 일한 지 1년 3개월만에 갱안 사고로 척추를 다쳐 장애1급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1년 넘게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뒤  귀국하였다. 귀국할 때 척추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생활필수품(전자제품일체, 휠체어, 침대, 의약품 등)을 지급하였다. 이후 자녀교육비가 18세까지 지급되었고 생활비를 매달 연금으로 보장받고 있다(현재 월 180만원 정도, 본인생존시까지 유효함). 치료는 1년에 한차례 씩 독일 정부에서 지정해 준 병원과 주치의에게 정기검진을 받고 결과를 독일정부에 보낸다. 자동차를 살 경우(2000cc 이하) 50%를 보조해 준다. 휠체어, 척추환자에 필요한 의약품은 2년에 한번씩 보내온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죽거나 다쳐도 아무런 보상도 없다. 보상은커녕 치료조차 받을 길이 없다. 지난 몇 달간의 단속기간동안 10여명의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경우 병원비조차 지급하지 못해 냉동창고에 보관중인 경우도 많고 시신을 고국으로 보내고 싶어도 항공운송료를 마련하지 못해 역시 그러하다. 1970년대 서독의 탄광에서 1년 3개월 일하다 척추를 다친 한국이주노동자는 26년째 독일정부로부터 60세가 넘은 지금도 치료비 일체와 매달 연금까지 받고 있는데 열악한 환경의 노동현장에서 한국경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온 이주노동자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냥꾼에 쫓기는 지금의 신세가 되었으니 이를 어찌 야만이라 하지 않겠는가?

따지고 보면 인류역사를 통해 우리들 모두 이주노동자였다. 지난 1세기 이주노동의 역사는 뚜렷하다. 채 20년도 되지 않아 그 역사를 잊고 그들을 탄압하는 후진적 폭력의 배후에 '노짱', '강짱'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슬픈 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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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내가 샤말이고 이주노동자, 나두 잡아가라' 김오달 2004/02/24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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