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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이주지부
Subject   "정부, 이주노동자에게 프락치 강요”
외노협, 미등록이주노동자 밀고강요 규탄 기자회견
“정부, 이주노동자에게 프락치 강요”  

“친구명단 알려주면 풀어주겠다”…‘인간사냥’ 단속방법 충격
  
정부당국이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해 밀고를 강요하는 ‘프락치’ 형태의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은 21일 오후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밀고강요·인간사냥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 밀고를 강요당한 베트남인 누응틴(가명·오른쪽 두번째)씨가 21일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외노협은 “지난해말 18만명에 달하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오는 8월31일까지 모두 몰아내겠다는 목표 아래 법무부 출입국 직원들과 경찰로 구성된 단속반이 공장지대를 뒤지며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단속반이 폭력을 휘두르고 한밤중에 담을 넘어 단속에 나서는 한편 미등록이주노동자에게 친구들의 행방을 말하도록 강요하는 소위 ‘프락치’ 형태의 단속방법이 등장하는 등 비인간적인 인간사냥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노협에 따르면 지난 11일 베트남인 미등록이주노동자 누응틴씨(가명)가 경기도 군포에서 단속반에 잡혀 ‘불법체류자 명단 20명만 알려주면 풀어주겠다’고 협박, 이를 통해 18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 중 9명은 이미 강제추방 됐으며 나머지 이주노동자는 강제추방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누응틴씨는 자책감과 정신적 고통으로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인터뷰 참조>

외노협에는 이같은 사례가 모두 3건 접수된 상태다. 외노협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밀고를 강요받고 풀려난 이들은 모두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노협은 “이 사례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현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은 물론, 기본적인 인권마저 유린하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신분조회와 강제추방 철회 △밀고를 강요하는 파렴치한 인권유린행위 중단 △인간사냥 중단하고 합리적인 외국인력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밀고강요당한 베트남인 누응틴씨
“친구들에게 너무 큰 죄를 지었어요”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외노협 “피해자에게 사죄 촉구”

“너무 고통스러워요. 그때 나만 출국당하면 되는 거였는데…. 친구들에게 너무 큰 죄를 지었어요.”


베트남인 누응틴씨(31). 그는 지난 11일 오후 6시께 군포에서 출입국직원들의 단속에 걸렸다. “단속반원 ‘미스터 리’라는 이가 친구들 명단 20명만 알려주면 풀어주겠다고 했어요. 가리봉동역, 독산역 등을 돌아다니며 3시간 반 동안 모두 7명을 잡았어요. 또 다음날(12일) 저를 차에 태우고 군포로 데려가서 (미등록) 친구들을 가려내게 했어요.”


결국 누응틴씨의 ‘밀고’로 모두 18명이 단속에 걸렸고, 이중 8명이 강제출국 됐으며, 누응틴씨는 풀려났다. 그러나 누응틴씨는 지금 정신적 고통에 몹시 시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의 밀고 사실을 안 친구들에게 위협을 받고 있고 고향에서도 그로 인해 출국당한 이들이 가족들을 찾아 부인에게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 ‘밀고자’란 낙인이 찍혀 국내에서도 고향에서도 살 수 없게 됐다며, 지금 피신 중이다.


그는 이날 “죽고싶다”고 했다. 양심이 아파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그의 흔들리는 불안한 눈빛이 그의 심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지목한 친구들이 풀려났으면 좋겠어요. 내 죄가 너무 무겁습니다. 친구들이 한 두 명이라도 나오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질 것 같아요.”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18일 역시 군포에서 한 파키스탄인도 똑같은 밀고를 강요받아 한 공장 직원 9명이 한꺼번에 잡혀가는 등 모두 20명이 검거됐고 그는 풀려난 사례도 소개됐다.


외노협은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누응틴씨와 이로 인해 검거된 이주노동자 모두 피해자”라며 “반인륜적인 밀고강요와 단속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 공무원을 엄중히 문책하는 한편 누응틴씨와 단속당한 이주노동자에 대해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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