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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이주지부

Subject		<조선일보426>‘외국인 노조’ 첫 설립 신고

‘외국인 노조’ 첫 설립 신고

[조선일보 2005-04-26 03:35]

“비록 불법 체류자라도 돈 못받고 맞고 살수야…”
방글라데시 위원장 선출

[조선일보 오해정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노예처럼 기계처럼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지난 24일 국내 첫 외국인노동조합인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조’ 위원장으로 선출된 아누아르 후세인(34·방글라데시)씨는 노조설립의 이유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내세웠다.

1996년 5월 한국에 온 아누아르는 불법체류자. 처음 3개월짜리 입국비자로 한국에 온 후 아직까지 단속의 손길을 피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자동차 핸들에 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했던 그는 “같은 일을 하는 한국인 노동자 임금의 70% 정도를 받았다”며 “그나마 다 받지 못하고 1년6개월치는 체불됐다”고 말했다.

아누아르는 2003년부터는 아예 일을 하지 않고 ‘이주노동자위원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2003년부터 이주노동자문제를 위해 운동하고 있어요. 여기 와서 동지들끼리 서로 힘든 것 털어놓을 수 있어서 기뻐요.”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는 안 좋았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다. 욕하고 때리는 사람만 한국에 있는 줄 알았는데 좋은 사람도 뜻밖에 많았다”고 했다. 그에게 ‘한국의 무엇이 그리 나빴느냐’고 묻자 그는 “처음 회사에 들어갔는데 사장이 ‘이 새끼야. 장갑 가져와’라고 했다. 그때는 한국말을 잘 몰라서 장갑이 한국말로 ‘이 새끼’인 줄 알았다. 되게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노조 결성과 관련, 아누아르씨는 “외국인노동자의 자기 권리 확보를 위해서는 외국인 노조가 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일주일 안에 노동부에 노조설립허가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불법체류자까지 노조에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 묻자 아누아르씨는 “정부 입장에서는 나 같은 사람이 불법체류자이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노조다”라는 논리를 폈다.

한편 노동부는 노조설립 신고서를 검토한 후 허용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오해정기자 haedoj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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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오해정 기자]

불법체류자가 다수 포함된 외국인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노동조합 결성을 선언했다. 자신들의 인권침해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강제추방 대상자들이 공권력에 저항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조’의 위원장으로 선출된 아누아르 후세인(34·방글라데시)씨는 25일 본지 기자와 만나 노조 설립의 이유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조원들은 수도권 중소공장에서 일하는 100여명의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인들로 구성됐다.

1996년 5월 한국에 온 아누아르씨는 불법체류자. 처음 3개월짜리 입국비자로 한국에 온 후 아직까지 단속의 손길을 피하고 있다. 처음에는 돈을 버는 게 그의 목적이었지만 아누아르씨는 2003년부터는 아예 일을 하지 않고 ‘이주노동자위원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고교와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다.

그는 “위원회 활동을 하며 처음에는 안 좋았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다. 욕하고 때리는 사람만 한국에 있는 줄 알았는데 좋은 사람도 뜻밖에 많았다”고 했다.

아누아르씨는 1주일 안에 노동부에 노조설립 허가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노동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불법체류 노동자이더라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이기 때문에 노조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강제추방해야 할 외국인까지 보호할 수 없다는 반론이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그러나 “노조 설립을 보장받더라도 이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오해정기자 haedoj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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