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대회]분노가 폭발했다, 이제 시작이다
[5신-9일 11시40분]가두투쟁 마무리…경찰 무차별 폭력으로 111명 연행
노동과세계 제264호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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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벌어진 경찰의 유혈폭력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일시에 폭발했다. 민주노총은 11월9일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손배·가압류 등 상상을 초월한 노동탄압으로 억눌렸던 분노를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과 무차별 폭행으로 111명의 노동자가 경찰에 연행됐으며, 부상자 규모도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자대회 본대회를 마친 뒤 약 2시간 넘게 가두투쟁을 벌인 대오는 저녁 7시40분께 명동성당 들머리로 집결, 마무리집회를 갖고 더 큰 투쟁을 결의했다.
약식 마무리집회에서 공공연맹 이승원 위원장은 "이 정권이 노동자의 삶을 벼랑으로 몰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오늘 힘찬 투쟁으로 노무현 정권을 향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서막을 올렸다"고 선언했다.
이어 민주노총 김형탁 부위원장도 "오늘 투쟁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이것이 싸움의 끝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12일 위력적인 총파업 투쟁으로 더욱 강력한 저항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동자대회 본대회를 마친 뒤 촛불행진을 위해 광화문 진출을 시도하던 참가자 대오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쇠파이프와 화염병 등으로 맞서며 오후 5시10분께부터 약 2시간이 넘게 종로 일대를 점거하고 가두투쟁을 벌였다.(아래 [4신 대체])
경찰이 버스를 동원해 광화문 방면 12차선 대로를 모두 봉쇄하자 을지로로 방향을 틀었던 대오는 이어 종로1가부터 종로3가까지 모든 차선을 완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기동대(구 백골단)가 시위대를 방패로 거세게 몰아붙이자 6시15분께부터 경찰과 선봉대 사이에 본격적인 충돌이 일었다. 시위대는 부상자가 속출하자 선봉대를 중심으로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방어했으며,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결국 선봉대가 다시 을지로입구까지 밀려나며 해산, 정리집회 장소인 명동성당으로 집결했다.
현재 111명의 연행자들은 서울지역 14개 경찰서와 보안수사대 등에 분산수용돼 있으며, 부상자들도 서울백병원과 적십자병원, 을지병원 등 인근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산 이주노동자센터 장창원 목사는 코뼈가 함몰되고 늑골이 손상돼 호홉곤란을 겪고 있으며, 무릎관절 수술이 필요해 이대병원에 입원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강 아무개 씨는 갈비뼈 두대가 부러지고 그중 한대가 폐를 찔러 현재 이대 동대문병원에서 수술 중이다.
또 부상자 중 일부는 이마가 찢어져 뼈가 드러나고 시신경이 손상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대부분의 부상자가 두 곳 이상 부위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행자 중 대부분이 크고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부상자 규모와 부상정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민주노총 법률원과 금속산업연맹 법률원 소속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접견단을 꾸렸으며, 임원들도 15개 경찰서를 순회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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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가두투쟁을 펼치던 한 조합원이 경찰의 무차별 폭력진압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연행자 상황>
남대문서 2명 / 서초서 8명 / 송파서 8명 / 동부서 7명 / 서대문서 8명 / 마포서 3명 / 서부서 8명 / 강서서 8명 / 성북서 8명 / 청량리서 9명 / 성동서 9명 / 강동서 9명 / 노원서 9명 / 수서서 9명 / 보안수사대 6명 총 111명
※부상자 상황은 상황이 접수되는 대로 기사로 갱신합니다.
▲경찰은 이날 이른바 '토끼몰이식 진압'과 방패찍기 등 살기어린 행동으로 많은 집회참가자들을 연행하고 부상을 입혔다. 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경찰의 과잉진압에 부상자가 속출하자 선봉대가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맞섰다. 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는 10만 조합원이 참가,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에 대한 분노를 표시했다. 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노동자대회]종로일대서 치열한 '유혈'공방전
[4신대체-19시30분]경찰 무차별 폭력…선봉대 쇠파이프·화염병으로 맞서
노동자들의 억눌려왔던 분노가 폭발한 것 같다. 손배가압류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를 탄압해온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격렬한 저항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서울 종로일대에서는 7시 현재 노동자와 경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5시10분께 광화문을 향해 행진에 나섰으나 경찰이 세종로로 통하는 12차선 차도를 경찰버스로 완전봉쇄함에 따라 을지로로 돌아 종로1가에 진을 쳤다. 경찰은 이 때 서대문으로 통하는 종로 8차선도 도로도 버스로 봉쇄해 선봉대와 경찰병력 사이에는 세종로 네거리 교보문고건물에서 대치선이 형성됐다.
대열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5백∼1천명(추산)의 선봉대는 쇠파이프로 무장했으며, 6시15분께부터 공방전이 시작됐다. 경찰대오는 시위대를 방패 등으로 세차게 몰아 부쳤으며, 고립된 시위대에 대해서는 군화발로 짓밟고 방패로 때리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경찰은 특히 시위대가 아닌 지나던 시민에게도 무차별 폭행을 가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수기동대(옛 '백골단)과 전투경찰대는 3∼4명의 시위대와 시민을 5∼6명이 포위한 채 유혈이 낭자할 정도로 집중구타하는 장면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이에 따라 화염병이 날기 시작했고, 여기서기서 화염이 터졌다. 경찰은 6시30분께부터 시위대 본진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시위대는 7시10분 현재 종각까지 밀려난 상태다.
7시10분 현재 종각 옆에서 을지로로 빠지는 차도와 종로타워(국세청 건물)에서 경찰과 선봉대가 대치하고 있다. 시위대 본진은 종각에서 종로3가쪽으로 길다란 대열을 이룬 채 "노동탄압 중단" "소배가압류 철폐" "비정규직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에 야유를 퍼붓고 있다. 경찰병력은 줄곧 기합소리를 내지르며 시위대를 위협하고 있어 지나는 시민들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황급히 골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소강상태의 대치가 30여분간 이어진 7시20분께 경찰은 병력을 뒤로 물렸으며, 시위대도 대오를 해산해 삼삼오오 명동성당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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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대회]"노동탄압 분쇄" 시청앞에 10만 함성
[3신대체-18시10분]종로1가로 진출,경찰과 대채…시민들 '통행보장' 경찰에 항의
전국의 노동자들은 끝내 약속을 지켰다.
서울시청앞 광장은 "손배가압류 철폐" "노동탄압 분쇄"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10만의 인파로 가득 메워졌다. 금속대오는 미처 광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을지로쪽으로 통하는 도로에 길게 늘어섰다.
민주노총은 오늘 오후 3시 '비정규직 차별철폐·국민연금 개악저지·노동탄압 분쇄·파병반대·WTO반대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03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반노동자 정책을 중단하고 현안문제 해결을 대책을 내놓을 것을 노무현 정권에 촉구했다.
단병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여려운 여건 속에서도 10만이 모였다. 노무현 정권이 노동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2일 총파업은 물론 12일 이후에도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단 위원장은 연설 첫머리에서 "참여정권·개혁정권을 자임하고 들어선 노무현 정권은 채 1년도 안 돼 국민을 우롱한 사기정권·기만정권임이 드러났다"며 현정권에 대한 강력한 규탄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경제특구법 제정, 근기법 개악, '사용자대항권'을 빌미로 한 노동관계법 개악기도, 경찰침탈과 구속·수배, 농정개방 정책, 서민경제 파탄 등 정권의 노동탄압과 실정을 일일이 열거한 뒤 "이것이 어찌 노동자·민중의 참여정부인가. 자본가들과 수구보수세력의 참여정부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단 위원장은 또한 "보름도 안 돼 노동자 네 명이 목숨을 내던져 노동탄압에 항거했다"고 환기한 뒤 "이는 '자살'이 아니라 정권과 자본이 저지른 타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와 노 대통령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오히려 협박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이 끝내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민주노총은 사력을 다해 싸울 수밖에 없다"며 "가능성을 의심하던 6일 총파업과 10만 노동자대회가 이루어졌다. 12일 총파업도 힘있게 펼칠 것을 약속하는가"고 참가자들에 묻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투쟁"으로 화답했다.
노동탄압규탄 범국민대책위 정광훈 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2003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노동자·농민을 죽이고 있다"며 "인류의 보편적 존엄성을 갖추기 위해 더 이상 죽지 않겠다. 이제 열사들의 죽음을 수확할 게 아니라 반란의 변혁을 수확하자"고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파병반대 국민행동 정현백 대표는 "무엇에도 국익에도, 국제외교에도, 북핵문제 해결에도, 이라크 복구에도, 그 무엇에도 도움이 안되는 이라크 파병 반대투쟁에 국민행동과 함께 나서자"고 호소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정치연설을 통해 "열사들의 희생을 헛되이 않기 위해서는 노동해방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말문을 연 뒤 "수구보수세력과 제도언론이 노무현 정권을 '친노정권'이라 하지만 단호하고 분명히 말하건데 '반노동자 정권'임을 국민 앞에 고발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어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가 안되면 어떤 정권도 노동자를 위한 정권이 될 수 없다"며 "민주노동당은 내년 총선에서 멋진승리를 거둬 동지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다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다음으로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선보인 '현장의 소리'가 이어졌다. 발언신청자들의 자체토론을 거쳐 두 사람의 조합원이 연사로 선정됐다.
쌍용자동차노조 조합원 이창근 씨는 "투쟁의 의지를 이런저런 이유로 가두지 말자. 서울역이 아닌 열사가 누워있는 현장에서 투쟁을 이끌어달라"며 '지도부의 새로운 결단'을 촉구했다. 이 씨는 이어 노조간부들에게도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눈물과 땀으로 투쟁을 조직해야 하다"며 "또 다른 열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도 강력히 투쟁하자"고 역설했다.
금속노조 세원테크지부 유철우 씨는 "나이는 스물 하나고, 노조활동은 2년밖에 안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지난 2년 동안 투쟁조끼 한 번 못 벗어 봤다"며 "열사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고 힘주어 말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추모사(추모사 전문=관련기사)를 들은 뒤 마직막 순서로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11월12일까지 손배가압류 철회, 비정규직 차별철폐, 부당노동행위 척결 등 민주노총의 요구를 수용하고, 사용자대항권 강화, 국민연금개악, 퇴직금제도 개악, 개방정책, 이라크파병 등 반개혁적 작태를 중단할 것"을 노무현 정권에 촉구했다. 이와 함께 △11월10일부터 모든 노조지도부 현장농성투쟁 △11월12일 전면총파업 돌입 △11월15일 노무현정권 심판 범국민대회·11월19일 농민대회·12월3일 민중대회 적극 참가 △11월19일, 26일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등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노동자들의 항의를 전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행진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은 경찰버스 20여대로 세종로로 통하는 12차선 도로를 완전 봉쇄해 진출을 차단했다. 참가자들은 이에 따라 광장 주변 소로를 따라 진출을 꾀하고 있다. 5시30분 현재 주대오는 롯데백화점 앞 전차도를 메운 채 을지로를 따라 종로쪽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행진대오는 이어 6시께 종로1가 영풍문고 앞으로 이동해 집결해 있으며, 선봉대 500여명이 세종로 교보문고건물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종로에서 서대문으로 통하는 차도도 버스로 완정봉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민 2백여명이 경찰에 통행보장을 요구하며 강력히 하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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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병호 위원장 대회사(요지)
잇단 항거로 숨을 거둔 동지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노무현 정권은 출범시 '참여정부' '개혁정권'을 자임했으나 채 1년도 안 돼 본질이 드러났다. 노무현 정권은 결국 국민을 우롱한 사기정권, 기만정권이었다.
경제특구법 강행, 근로기준법 개악에 이어 사용대항권을 빌미로 노동법 개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노동자와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저항하는 노동자에게는 공권력을 동원해 구속과 수배도 모자라 손배가압류로 목줄을 죄고 있다.
뿐만 아니다. 농정개방 정책을 밀어붙여 농민가계를 파탄으로, 고통으로 내몰았다. 오죽했으면 머나먼 멕시코까지 가서 죽음으로 항거했겠는가. 서민들도 가계빚에 쪼들려 계속 죽어가고 있다. 언론개혁은 결국 보수언론과의 타협으로 가고 있다. 노무현 정권 9개월은 실망과 분노로 점철돼 있다. 그도 모자라 젊은이들을 이라크로 보내 죽음으로 내몰려 하고 있다.
이것이 어째 노동자·민중의 참여정부인가. 자본가들과 수구보수세력의 참여정부일 뿐이다.
김주익 동지가 죽음으로 항거한 뒤 보름도 안 돼 다시 세 명의 동지가 분신으로, 투신으로 항거했다. 보수세력과 조중동 등 수구언론은 이를 '노동자의 자살'이라 한다. 그러나 아니다. 이들은 죽임을 당한 것이다. 자본과 노무현 정권에 의해 타살된 것이다.
노동자의 실질소득은 계속 감소하고,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으며, 비정규직이 양산되는데다 차별정책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생존을 위한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권력을 동원해 9개월만에 150여명을 구속했다. 과로사, 산재가 속출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 생존권 요구에는 손배가압류 등 온갖 탄압으로 억누르고 있다. 합리적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죽음의 항거가 잇따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권은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손배가압류 즉각 철회, 노동탄압 중단, 부당노동행위 사용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한 법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다. 3개부처 장관이 담화문이라는 것을 발표했지만 '투쟁은 안되고, 투쟁하면 엄벌하겠다'고 협박으로 일관했다. 현 정권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엎드려 백배사죄하고 우리의 요구를 즉각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동지들!
온갖 어려운 여건에서도 오늘 우리는 10만이 모였다. 우리는 또한 노무현 정권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12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 가능성을 의심했던 10만 노동자대회와 지난 6일 총파업을 성사시켰듯이 12일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는가.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 현장노동자의 터져나오는 분노를 모으면 총파업은 가능하다. 여러분이 주체가 되어 조직해주리라 믿는다.
민주노총은 나아가 손배가압류 철폐, 노동탄압 중단, 비정규직 철폐, 이라크 파병 중단 등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2일 이후에도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임으로 엄중히 선언한다.
시청으로, 시청으로!
[2신-9일13시]어제 전야제 1만여명 운집…한판싸움 앞둔 '폭풍전야'
마침내 '결전의 날'이 밝았다.
민주노총은 오늘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하는 비정규직 차별철폐, 국민연금개악 저지, 노동탄압 분쇄, 파병반대, WTO반대,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03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대회에 앞서 각 소속 조직은 연맹이나 노조별로 사전대회와 대시민 선전활동을 펼쳤다.
금속산업연맹은 오후1시부터 종묘공원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전대회를 열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 50여명이 '죽지 말고 살아서 싸우자'는 메시지를 담은 집체극을 20여분 동안 공연해 눈길을 끌었다. 연맹 백순환 위원장은 연설에서 노동자의 고통스런 현실을 열거하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노동탄압은 특정 사업장이 아닌 모든 노동자의 문제"라며 "현장에서부터 강력한 총력투쟁을 조직하는데 사력을 다하자"고 호소했다. 연맹은 사전대회를 마친 뒤 본대회가 열리는 시청앞광장으로 이동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 4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명동일대에서 선전전을 펼쳤다. 노조는 간단한 약식집회를 연 뒤 지나는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줬으며, 청구성심, 서울대병원 등의 현안문제도 함께 알렸다.
서비스연맹도 신촌로터리 일대에서 조합원 1백여명이 대시민 홍보활동을 펼쳤다. 연맹은 피켓과 현수막을 내걸고 방송차량을 이용해 노동가요를 튼 가운데 지하철역의 모든 출구에서 홍보전단을 나눠줬다.
이밖에 운송하역노조(을지로훈련원공원), 건설산업연맹(서울역), 화학섬유연맹(교보빌딩 앞), 버스노조(국세청 앞), 농협노조(농협중앙회 앞), 전교조(세종문화회관 앞), 언론노조(조선일보사 앞), 대학노조(대학로) 등도 각각 사전집회나 선전전을 펼쳤다.
이들 대오는 오후 2시께 시청앞 광장으로 거리행진을 펼친 뒤 전국노동자대회에 합류하게 된다.
본대회는 2시 풍물문선대의 길놀이에서 시작되는 사전행사로 막을 연다. 사전행사에서는 전주시립예술단노조와 대회 문화선동대의 공연이 펼쳐진다.
본대회는 3시 이재웅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다. 단병호 위원장은 오늘 대회에서 오는 12일 전면총파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호소하고, 13일 이후 펼쳐질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집중투쟁 방침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에서는 또 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의 노동탄압 규탄연설,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의 파병중단 촉구연설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의 정치연설이 이어진 뒤 현장조합원 2명의 연설이 펼쳐진다. 특히 지난 10월22일 부산역집회에서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 추도사로 눈물바다를 만들었던 김진숙 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다시 한 번 추도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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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 한판싸움 앞둔 '폭풍전야'
1만여명 운집 중앙대 함성도가니…'전태일 노동자상' 화물연대가 차지
그것은 '폭풍전야'였다. 전국의 노동자들은 노무현 정권의 끝간데 없는 노동탄압에 맞서기 위해 서울로, 서울로 향했다. 도심에서의 '한판 승부'에 앞서 노동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투쟁을 노래하고 결의를 다졌다.
11월8일 서울 중앙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올 노동자대회 전야제에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1만여명의 노동자가 자리를 지켰다.
힘찬 길놀이에 이어 시작된 전야제 본행사의 문은 자신의 목숨을 던지며 투쟁을 호소한 열사들이 열었다. 한진중공업지회 김주익 열사와 곽재규 열사,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이용석 열사, 세원테크 이현중 열사의 영정이 나란히 무대 위에 섰다. 오늘의 노동자대회를 있게 한 전태일 열사의 영정도 함께 자리잡았다. 이어 춤패 '출'의 열사부활 춤굿과 힘찬 깃발 율동이 뒤를 이었다.
이어 '강고한 노동자들의 연대, 자본을 내리쳐라'는 제목으로 열린 '1마당'에서는 전태일 노동자상 시상식과 투쟁연설이 잇따랐다.
전태일 노동자상은 올 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친 파업투쟁을 진행했던 화물연대가 수상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 정종우 위원장이 '비정규직 철폐'를 호소하는 투쟁사를 진행했으며, 네팔노총 비쉬누 리말 사무총장은 아시아지역노조 연대회의에 참석한 11개국 노조를 대표해 무대 위에 올라 한국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1월16일로 예정된 '강제추방'에 맞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발언도 있었다.
1마당에선 밴드 '천지인'과 일본 레미콘노조 타이꼬 북연주가 진행됐으며, 춤패 '몸짓선언'의 힘찬 공연도 이어졌다.
'2마당'은 '다시 싸움을!'이란 제목으로 시작됐다. 노래문선대의 '노동운동탄압분쇄가'로 시작한 2마당은 율동문선대 '강' '횃불'과 밴드 '이반' '유정고 밴드'의 문예공연이 이어졌으며, 울산노동자문화패의 집체극도 선보였다. 또 한진중공업과 세원테크, 근로복지공단비정규노조를 중심으로 본 상반기 투쟁 영상이 상영됐으며,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 촉구와 파병반대를 주제로 한 연설도 진행됐다. 2마당은 문선대 연합공연 '기계를 멈춰'로 막을 내렸다.
이어 참가자들은 '단결투쟁가'와 '철의 노동자'를 함께 부르며 이날 전야제를 모두 마무리했다.
한편 전야제 본행사에 앞서 중앙대학교 곳곳에서는 △율동 △풍물 △미디어(영상·만화·문학·방송·정보통신) △노래 △여성 △산재 △공무원 △열사 △비정규 △이주노동자 등 14개 주제별 마당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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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 본격개막을 알리는 길놀이. 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문화선동대 연합공연.이정원 leephoto ＠ nodong.org
▲여는마당 '열사의 뜻 그대로'
▲전야제에 상복차림으로 참가한 한진중공업노조 조합원대오. 이정원 leephotp ＠ nodong.org
▲전야제 중앙대오에 자리잡은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 이정원 leephotp ＠ 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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