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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김오달
Subject   '나는 장애인이자 건강한 보수주의자이다'
'나는 장애인이자 건강한 보수주의자이다'  

우리사회에서 보수주의자로 살아가기, 보수개념 재정립해야  

김오달  
  
얼마 전 내가 운영하는 동호회에 '정치적인 글을 쓰는 나는 정치적인가? -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라는 제목으로 영화동호회 운영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실 정치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는 글을 끊임없이 쓰는 이유를 밝힌 적이 있다. 어차피 이러한 논의는 내가 브레이크뉴스를 졸라 시민기자 자격을 얻어 활동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글을 게재해보기로 한다.

본 글은 동호회 운영자 입장의 나 개인의 시각으로 쓴 글이므로 이곳 '브레이크뉴스'에 올리는 시민기자로서의 나 자신의 편집방향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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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명제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이해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그 자체가 하나의 정치라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는 어떤 인간의 행위도 정치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람은 언제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며 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기본적인 흐름이나 방향에 끝엔 그 사람의 정치적 입장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나의 의도는 정치적이냐 아니냐를 따지기보다는... 살아가면서 내가 하고있는 수많은 선택들의 기저엔 어떠한 정치적 입장이 숨어있는가? 그러한 정치적 입장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등에 관해 분명히 하고 넘어가기 위함일 것이다.

뭔 얘기냐하면... 왜 이 인간은 요즘 머리 아프고 하나마나 해 보이는 정치얘기만 골라 해서 쓰잘데기 없이 여기저기서 안 들어도 될 욕을 먹고 다니냐는 거다.

개인적인 얘기부터 하고 넘어가자. 난 장애인이다. 지체장애인 뇌성마비 2급(원래는 4급으로 경증이지만 세제혜택을 이유로 연세세브란스에서 재검을 받아 등급을 낮췄다-_-) 장애인이다. 부모님의 압력-_-으로 2급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만 이걸 갖고 한번도 부끄럽거나 해본 적 없다. - 세금 띵까니 잘된 일 아니냐!! (딴날당이냐-_-+) -

사람에겐 누구나 크던 작던 하나둘 아킬레스건이라는 게 있다. 장애인이 된 1살 이후의 내 삶에서 장애인이라는 내 입장이 가져오는 피해의식이나 차별 등이 전혀 없다라고 한다면 거짓말에 자기 부정이다. 당연한 것이 장애인이라는 개념이 개인적 인식의 것이 아닌 사회적 인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장애인이라는 것이 내 삶을 옭아매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진 않았다.

나에게 있어 더 큰(극복해야 할) 아킬레스건은 내가 남에게 준 상처나 배신감이다. 극복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기에 어느 정도까지는 솔직히 털어놔 보자.

난 낭비벽이 좀 심하다. 주머니에 있는 돈 다 꺼내쓰고 모자르면 어떻게든 만들어서 쓰는 - 카드질하면 딱 폐가망신 할 - 그런 인간이다. 부유한 편은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넉넉하게 자랐고, 내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어머니께서는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주려는 듯 내가 머리가 어느 정도 큰 이후엔 적어도 경제적인 이후로 날 힘들게 하진 말자 라고 생각하신 듯 하다.

당시 집을 나와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나는 꽤 많은 규모의 용돈을 타 썼었고 그것도 모자라 주위 친구들에게서 돈을 빌려 쓰기까지 한 것이다.(게다가 방황까지-_-) 고등학교 졸업 후 운 좋게 취업이 되어 꽤나 돈도 잘 벌게된 난 낭비벽이 하늘을 찌르기 시작했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고 늦깍이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내 그런 소비패턴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주위사람들에게 상처도 주고 심하게 배신감도 주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확실히 난 정치할 사람은 못되는 것 같다. 인복은 많은데 그걸 주체를 못하고 깨뜨리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 남아있는 친구들에겐 고마울 따름이지만...)

이 글을 통해 그동안 상처 주고 배신감 느끼게 한 이들에게 용서를 구하자는 것은 아니다. 평생을 해서 내가 갚는다고 해도 그들이 받은 상처나 배신감은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감히 용서라는 말을 꺼내는 것도 염치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쪽 팔린 줄 모르고 이런 얘기를 꺼내놓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러한 자신의 치부가 일종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자신의 나머지 삶마저 옭아매어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 '춤추는 대수사선 2(극장판)' 개봉에 앞서 예전에 미친 듯이 두 서너 번 씩 봤던 드라마판을 꺼내 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본거지만 초반 4화까지 본 후 난 거기에서 정치에 대한 내 입장이 발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5화에서는 경시청 파견 관리관 무로이가 관할서 형사들에게 '난 자금 정치를 하러 온거다'라고 얘기까지 친절하게 해주신다-_-)

내가 그 속에서... 자신의 출신성분과 관료사회에서의 위치 때문에 어느 정도는 지면서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 발버둥치는 무로이 관리관을 보면서 김대중 전대통령님을 보았다면 무리인가? 처음엔 반발하지만 무로이의 입장을 이해한 후 자신만은 현장에서 자신이 믿는 형사로서의 원칙과 소신을 지켜나가고자 노력하는 주인공 아오시마를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했다면 억지냔 말이다.

자신의 약점(아킬레스건)에 사로잡혀 그것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한다면 결국엔 그게 정말 약점으로 작용해 아무 것도 못하게 된다. 상대방의 약점을 이해해주지 못하면 그 또한 언젠가는 자신에게 똑같이 돌아온다. (딴날당 용인해 주잔 소리 아니다-_-)

무슨 얘기냐 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아킬레스건은 평생을 바쳐 자신이 극복해야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의 시작점에서 어쩌면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고 보여진다는 거다. 난 장애인이다. 장애인 운동?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당연히 해야할 운동이고 당연히 이루어져야할 숙제이다. 적게는 한번, 많게는 여러 번 개인적으로 실패로 끝내야 했던 일이기도 하다. 내가 종국에는 지향해야할 정치적 목표이기도 하다.

내가 요즘 정치적 사안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모든 사회적 개혁에는 순서가 있고 마련되어 있어야할 바탕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은 정치 개혁도 아니고 재벌 타파도 아니다. 가장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은 그 모든 잘못된 것들에 대해 인식이 가능한 보편 타당한 가치관과 상식이다.

그리고 개혁에는 순서가 있다. 내가 장애인이라고 해서 죽어라 장애인 인권에 대해서만 외치면 그게 누구에게 먹힐 것인가? 솔직히 내 가족, 내 자식이 적어도 끼니 걱정은 안 할 정도는 되야 남도 돌아볼 것 아닌가? 애기 분유 갖다준다는데 막지는 말아야 그 사람들하고 대화라도 할거 아니냔 말이다!!!

내 친구 중 한놈이 말한다. '너란 놈 원래 그런줄 알았지만 참 오지랍도 넓다. 니 사는 것도 지X인데 외국인 노동자니 이라크 파병 반대니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말한다.

난 과감히 그놈에게 '즐~!'을 쌔워줬다. 내가 다른 곳을 바라봐야 다른 쪽 사람도 나를 바라보게 된다는 지극히 단순한 仁情이라는 걸 생각하라고 말이다,  - '정치적인 글을 쓰는 나는 정치적인가? -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코리아닷컴 호러영화동호회 시샵 - 김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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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서 밝혔듯이 내 정치적 입장은 '모든 잘못된 것에 대해 인식이 가능한 보편 타당한 가치관과 상식'의 회복이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차후에 기회를 봐서 다시 하게 될 테지만 대략적으로 짧게 언급하고 지나가자면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 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반면에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이 두 동물이 끊임없이 반목하고 투쟁하고 화해해나가면서(正反合) 삶을 살아간다. 그렇기에 인간은 정치적 동물인 것이다.

장애인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현실 속에서 장애인이 얼마나 차별 당하고, 소외당하는지는 정도와 디테일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알고 있고 당연히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보편'이다.

장애인 문제에 대한 이 보편타당하고 정당한 이 인식에 나 개인의 삶이라는 '자신'의 문제가 들어온다. 그렇게 해서 두 개념(보편과 자아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이 서로 투쟁한다. 자기 자신의 삶도 장애인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치열하고 힘겹다. 어떤 이들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투쟁의 연속인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해서 장애인 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손을 내밀거나 하는 행동은 좀처럼 하기 힘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관심이 생산되는 페러다임이고, 무관심이 차별이 되는 문제의 본질, 그 자체이다.

여기에 내가 깨고자하는 부분이 있고, 이것이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운동'의 자원이 제공되는 논리의 핵심이다. 장애인으로서 나 자신이 노동을 이야기하고, 여성을 이야가하고, 이주노동자를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인종차별, 종교차별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의 각 부분에서 다같이 바뀌어나갈 때 모든 문제가 하나의 아귀를 맞춰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의 시계바늘이 더 나은 방향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내 논리의 근간이다.

이것이 보수이다. 우리사회에 진정한 보수가 없다고 한탄하는 진보주의 혹은 사회주의자로 오해받는 보수주의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들은 보수의 개념을 흐리고 망치는 우리사회의 수구(혹은 극우)세력들을 축출해야한다고 악다구니를 쳐대는 자들의 현실인식은 잘못되었다. 본질은 '수구타파'가 아니다. 사회에 각 분야에서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높이는 보수 제대로 알리기를 해나가 우리사회가 가진 보수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보수다. 노무현도 보수고, 강준만도 보수고, 옆집 강아지도 보수다. 한마디로 세상을 뒤집는 것만이 사회를 바꾸는데 대수가 아니라는 거다. 방법은 많다.

난 건강한 보수주의자다.

  
ⓒ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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