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815명이 자진출국거부를 선언했다.
88일째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농성 중인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단은 10일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자진출국거부 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농성투쟁단장 네팔인 서머르 타파(32.1994년 입국)씨는 "지난달 중순 농성단 집행위원회에서 자진출국 거부운동을 결의한 이후 이달 초부터 서울 성수동, 경기도안산, 마석 등의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을 상대로 출국거부 서명을 받은 결과 현재까지 815명이 동참했다"라며 "앞으로 본격적으로 자진출국거부 동참자 확대에 나설것"이라고 밝혔다.
타파씨는 이어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시한을 2월말까지 연장하고, 자진출국자들에 대해 출국후 재입국까지의 유예기간을 6개월로 단축키로 한다는 정부안은 한국에 들어올 때 한국대사관, 출입국사무소, 인력송출업체, 중기협 등에 1천만원 이상의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노동자 출국거부운동
△ 10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815명의 ‘자진 출국 거부 운동’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쥬엘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단’은 10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등록 이주노동자 815명의 서명을 받아 ‘자진출국 거부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농성단은 정부가 지난달 17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2월말까지 자진출국하면 고용허가제 후보군에 우선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입국할 때 드는 막대한 비용과 비리 사슬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주노동자들이 재입국했을 때는 고용허가제의 적용을 받아 저임금과 성폭력 등에 시달리더라도 사업장을 바꿀 수 없어 결과적으로 또 다시 불법체류자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성단은 이날부터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추방 즉각 중단 △강제출국 대상 이주노동자들의 전원 사면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자유 보장 △강제연행된 이주노동자들의 전원 석방 등을 요구하며 자진출국 거부운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