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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비정규노조연대회의
Subject   좌절을 딛고 정규직-비정규직의 더 큰 단결로 나아가자!


<현자노조 직가입 규약변경 유보 관련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 성명서>


비정규직노조 집중지원! 04년 원하청노조 공동임단투!

좌절을 딛고 정규직-비정규직의 더 큰 단결로 나아가자!




98년, 비정규직노조들이 처음 탄생된 이래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단결하지 않으면 자본의 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를 막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수많은 경험을 통해 배워왔다. 분열의 아픔은 자본 측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여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지 않는가.

비정규직을 이미 조직대상으로 하고 있는 정규직노조에서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받아주지 않거나 오히려 규약을 변경하여 비정규직을 조직대상에서 제외하는 뼈아픈 사례도 경험한 바 있다. 그때마다 우리 비정규직노조들은 고립된 상황에서 정권과 자본의 집중포화를 받으며 깨지거나 심지어 노조가 해산되는 상황까지 몰리는 등 통한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권과 자본은 이에 그치지 않고 비정규직노조 말살 이후에는 정규직 공격을 감행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은 수도없이 겪었던 투쟁경험에서 익히 배운 사실이 아닌가.

그러던 중, 지난해 현자노조에서 집행부는 물론이고 모든 현장제조직에서 비정규직 직가입 규약변경을 외치고 04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직가입을 결의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의 심정은 벅차오르는 감동이었다. 드디어 비정규직노조운동 6년 만에 중요한 결실을 보는구나 하며 뛸듯이 기뻐했다.

그러나 정작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기약도 계획도 없이 또다시 '직가입 규약변경 추진'을 결의했다고 하니, 직가입 실현을 깊이 고대했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정이 어떠할지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해진다. 그 캄캄하고 답답한 심정을 짧게 '유감'이란 말로 대신하고 현자노조 측에 비정규직노조들에 대한 지지,엄호와 04년 투쟁을 원하청노조 공동임단투로 돌파하자는 절규와 호소를 하고 있는 현자비정규직노조와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의 심정은 또 어떠할까.

우리 전국의 비정규직노동조합 대표자들은 현자비정규직노조와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의 입장을 지지하며, 이번 현자노조 정기대의원대회 직가입 유보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우리는 이번 결정이 지난해 '직가입 규약변경 추진'을 결의한 미조직특위와 임시대의원대회 결정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미 조직되어있는 현자비정규직노조와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에 대한 입장조차 제시되지 않은 점은 더더욱 큰 문제이다. 직가입을 당장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당분간 비정규직노조에 대한 집중 지원을 결의하고 원하청노조의 공동투쟁을 강화함으로써 비정규직 조직화와 대중투쟁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해를 넘겨가면서 "직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만 이어지고 직가입 실현은 지속적으로 연기만 된다면, 자칫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노조에 대한 실망감으로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언제까지 직가입만 쳐다보게 만들 것인가? 현자노조는 지금이라도 주저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노조와 사내하청지회로 집단가입시키는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04년 투쟁을 원하청노조의 공동임단투로 전개하는 원칙을 세워야만 최소한의 실망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산과 울산에만 20명이 넘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존재하고, 노조 사무실와 전임자도 보장받지 못하고 심지어 해고자들의 정문 출입마저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속수배연행자 또한 30명 선을 넘었으며 지난해 투쟁으로 수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이 현대자동차 원청 측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2,3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법정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생활을 연명해가고 있다.

한편 대의원대회 직후 원하청 자본은 경일기업 노동자 투쟁에 전면적인 탄압을 퍼붓기 시작했다고 한다. "화장실 갈 시간을 달라" "연월차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해달라"는, 그야말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를 하며 투쟁하는 11명의 노동자를 전원 해고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묻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정권과 자본은 이처럼 항상 "노동자는 하나"라는 원칙이 흔들릴 때를 틈타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법이다.

원하청자본의 십자포화를 이겨내며 경일기업 노동자들은 아직도 힘찬 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영도, 김형기 해고자 또한 정문에서 일주일 넘는 단식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투쟁으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에서 안기호 위원장은 주야맞교대 콘베이어노동을 하며 곡기를 끊은 채 10일이 넘게 단식노동이라는 극한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극한투쟁을 벌여도 꿈쩍도 않는 자본에 맞서기 위해, 현자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 노조와 현장제조직에 연대투쟁을 갈구하고 호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의 분신자결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전사회적 관심이 커져가고 있으며, 정규직노조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제안과 문제제기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자노조의 직가입 유보 결정을 보면서, 98년 이후 6년간의 비정규직노조운동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인식과 실천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러한 한계를 딛고 우리 운동은 앞으로 전진해야만 한다.

비록 오늘 직가입이 실현되지는 않은 점은 안타깝지만, 직가입 실현 때까지 비정규직노조들에 대한 집중 지원과 원하청 자본의 비정규직노조 말살책동에 대한 강고한 연대투쟁을 결의하자! 그리고 민주노총과 금속연맹이 임단투 지침으로 삼고 있는 바, 04년 투쟁은 원하청 노조의 공동임단투로, 5만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단결로 돌파하겠다는 결의를 다지자! 죽을 각오로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지원의 손길을 아낌없이 보내주자!

우리 전국의 비정규직노동조합들 또한 정규직노조와의 단결과 연대를 위해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 그 길만이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와 1,400만 전체 노동자의 권익을 쟁취하는 가장 올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노조 집중지원! 04년 원하청 노조 공동임단투! 정규직-비정규직의 강고한 단결!


2004년 2월 22일

전국비정규직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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