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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이상훈
Subject   보고싶고 너무도 사랑하는 샤말형에게 ....
Dear Comrade, SAMAR !

1. 보고싶어요.

보고싶고 너무도 사랑하는 샤말형에게 ....

2. 첫편지

단식투쟁이 25일째가 되어가는 데도 제가 샤말형한테 편지를 쓰는게 처음인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나는 아직도 동지들과 함께 연행동지석방하라! 구출하자! 전면합법화하라!라는
슬로건을 외치면서 이렇게 저맇게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겹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내라고 편지를 보낸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샤말형은 오히려 나보다도 더 많이
명동소식을 전화로 들어 잘알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우리는 왜 투쟁해야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노동비자가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끝까지 투쟁하자는 말로 끝나는 편지는 안쓰렵니다.


3. 걱정말아요.

잘 지내냐고 어제 전화 했었죠...지금까지 편지도 안쓰고 그냥 먹구자고 편하게 살면서 산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써서 전화할때 얘기 못했던 거 얘기하고 싶어서 편지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편하게 밥도 먹고 담배도 피고 밖에도 나가고 잘살고 있죠.
이제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 그런 질문 하지 마세요. 샤말형이 그런 말하면 밖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미안
해지잖아요...또 부끄럽게 살기만 하는 제가 너무너무 더 부끄러워 지잖아요..미안해지잖아요...

4. 첫만남

형이라고 부르는게 오늘 편지에서 처음인거 같은데 처음인사했던게 작년 5월에 한강에서 술먹던
자리에서 같이 옆에 앉아 인사했던 땐거 같습니다. 자기에 대한 기사(Aticle)이 있는 신문을 가져와서
보여주던 형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이름도 듣기만 하고 기억못했었는데...항상웃으면서 자기를 낮추면서
인사하고 다니던 그때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인데.....내가 만났던 한국친구들보다도 더 친절하고
열심히 살면서, 열심히 싸우면서 했던 사람인데 왜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5. 보고싶어요.

기억나세요? 우리 같이 여의도에 라디오21 녹화하려 같이 갔을때........
형이 나한테 물어봤죠..
"이런데 회사 다니는 사람은 어떤사람이에요? 나두 네팔에서 공부할 때는 꿈이 있었는데....
상훈씨는 왜 이주노동자운동을 해요? 이런 여의도 빌딩에 일하는 사람들 다
취직해서 돈 많이 벌지 않나요? 이런데 있어야 할 사람이 어떻해요, 여기있어서?

그때 제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 마음에 없는 얘기를 했거나 거짓말을 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런생각이 나한테 있었을 거에요.

저로서는 샤말형하고 많이 지역에도 다니고 같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다녔던 거 같은데
머리속에만 있던 이주노동자문제가 내 옆의 사람문제이고 내가 좋아하는 , 존경하는 사람을
뺏어가는 문제로 바뀌어 갔었습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으면 자기문제밖에
보지 못하고 어떤 단체든 어떤 노조든 자기문제가 아닌것은 별로 관심을 갖지않고 자기문제해결되면
아예 끝나는 그런곳들이 많아요.

그런데 샤말형은 안그랬고 오히려 연대사업을 한다고 하는 나보다
더 연대를 진짜마음으로 하려고 해서 더 강하게 어디 꼭가보자라고 얘기하고 안내도 된다니까
돈도없으면서 자기돈으로 다른데 투쟁기금내고 할땐 답답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함께 하고 싶어서 형과 같이 투쟁하게 되었고 그런 형과 그런 이주지부가 좋았던 것이겠죠.
그렇게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나 자신을 조직하는 과정 그자체가 작년 7월부터 지금까지 였던 거 같은데.


기억나세요? 우리 농성전에 같이 있을때....

농성와서 많이 힘들었지만 농성하기 전에 잠을 거의 못자면서 회의같이 하고 매일 같이 살면서 같이 자면서 많은 얘기를 해왔었는데 그만큼 이제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도 없는 거 같네요. 그리고 제일 먼저 일어나서 빡빡한 스케쥴대로 자기일을 하러 먼저 나가던 형을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어쩌면 같이 하면서도 예전에도 무의식중에 이주노동자라고 무시하고 잘 모른다고 무시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형하고 같이 있으면서 나의 선생님이구나라고 생각하게 해 주었는데.....

연대집회에 나가면 갈수록 내가 생각할 수도 없을만큼 더 큰 생각으로 잘 발언(Speech)하던 형을 보면서 존경스러워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지금은 전화로만 말듣고 할수 밖에 없어 답답합니다.


5.  * Fear Eats the Soul 미안해요.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인이랍시고 뭔가 아는척하면서 가끔은 형을 무시하고 말을 한적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너무 형이 그런 나의 태도에 더 생각많이 하고 친절하게 대답해주고 했기때문에 그때는 그런
생각도 못했던 거 같습니다. 지난번에 여수에 갔을때 작아진 형의 얼굴과 몸을 보고 안고서 눈물이 날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왜 동지들을 계속 잃어버려야 하는지...죽어야 하는지...또 같이 싸우지도 못하는지...
가끔 내개인문제때문에 농성장에서 나가있기도 하고, 투쟁에 벌써 지쳐서 힘들어하기도 하는데 내가 집에 있던날 형이 잡혔갔단 말을 듣고 너무나 미안하기도 하고 나한테 화가 나기도 했었습니다.


요새 우리 다 조금씩 지쳤지만 샤말형이나 깨비나 헉씨나 굽타씨 를 생각하면서 계속 앞으로 가고 있습니다. 형은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고 있는데........그래서 죽어가는데.............

왜 나는 그걸 자꾸 잊어버리고 딴생각이나 하고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
농성단 우리 식구들하고도 얘기를 하는게 짜증나기도 하고 말하기 싫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요새 미친사람처럼 짜증내고 화내고 사는데....
그리고 농성장에서 가끔 도망가서 쉬다 오기도하고...


사람은 힘들때 원래 가지고 있는데 숨기고 있던 나쁜 성격이 나온다고 하는데 형은 자기가 젤 힘들면서 어떻게 남의 걱정만 하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그래서 내가 형을
좋아하는거겠지...


6. 보고싶은 만큼 좋아하는 만큼 열심히 .......

100일차 투쟁때나 연대의 밤(One-day Hof)때 그리고 여러 집회나 문화제를 할때 사람들
많이 즐거워 했었는데 같이 있지 못해 답답했습니다.

보고싶은 만큼 좋아하는 만큼 열심히 투쟁할께요.
흔들릴땐  형을 떠올리면서 더 노력해서 더 빨리 나올수 있게해서 만날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7. 당신 덕분에......

물론 당신 덕분에 나 한사람은 완전히 이 투쟁을 끝까지 해야하게 되어 고맙기도 하고 밉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감히 그렇게 하기 힘든 강한 책임감으로 이주지부가 망해갈때도 다른 집행부멤버들이
안나올때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당신이 버티었기에 지금 우리 많은 동지들이 함께 싸울수있게 되었고
많은 연대단위들이 만들어 졌습니다.

매일 지역에 전혀 모르는 이주노동자를 만나서도 항상 언제까지 도망다니고 살고 도와달라고 살꺼냐고..
그냥 함께 싸우자고 도와주는 한국사람 아무도 없어도 연대단위 아무도 없어도 우리가 모여서 강하게
싸워야 한다고.....

그래야 지지하고 서포팅하는 단위들도 많아질 것이고 그게 바로 스스로 투쟁하는거라고......
그렇게되야지만 우리가 이길수 있다고 누구도 도와줘서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이야기하면서
동지들을 조직하던 당신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죽음을 걸고 목숨을 걸고 25일때 단식투쟁하는 샤말동지....

처음해보는 투쟁을 그 어려운 투쟁을 밀고나가기 위해 그렇게 강한 책임감과 동지애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7. 나와서 만나길 빌어요.

사랑하는 샤말형! 그러면 ....................
다음 전화나 면회때 볼께요. 아니다, 그보다 나와서 보고. 같이 무스무스 노래에 춤이나 같이 춥시다.
힘내시고 ...우리에게 승리가 눈앞에 있습니다. 투쟁!

2004. 3. 12.

상훈이가 명동성당에서...See you ea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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