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투쟁단 명의의 공개사과 요구글에 대해
현투단 성원으로서 반대한다!!
먼저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왜곡 훼손한 사회주의 노동자 신문에 요구합니다>(이하 요구안)과 <무엇에 대한 공개사과 요청인가>(이하 반대안)이 이렇게 인터넷상에 게재되게 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과정은 이렇다. 7월 27일 현장투쟁단(이하 현투단) 전체회의에서 논의 안건이 하나 발의되었다. 그 내용인즉 ‘사회주의 노동자 신문의 기획연재-기아 비정규직 투쟁 관련 기사가 사실과 다르게 이 투쟁을 왜곡 훼손하였다’는 주장과 더불어 ‘현투단의 명의로 공개사과를 요청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결정과정에서 분명하게 제기된 것은 ‘사실과 다른 내용은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기사의 내용이 임단투 기간 세화투쟁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문제들에 대한 평가적 측면이고, 아직까지 현투단에서 통일성 있는 임단투 평가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과 요청글이 그 평가적 측면을 담고 있다면 현투단 내부의 전반적 논의를 배치해야 한다’라는 입장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어쨌든 28일까지 신성대표가 초안을 작성하기로 했고, 그 글의 내용이 판단컨대 사실에 대한 확인이 아니라 사실상 전반적으로 평가를 담고 있거나 전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에 대한 <반대안>을 작성하여 현투단 까페에 29일 게재하였다.
누구나 두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평가에 있어 차이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평가에 있어 정치적 이견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허겁지겁 글을 공개할 것이 아니라,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현장투쟁단은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한 발전적 비판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투쟁하는 전국의 동지들과 함께 할 것이다. 그것은 비단 현투단 만이 아니라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라고 <요구안>이 주장하는 평가 및 비판에 임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처럼, 현투단 내부의 평가 논의를 배치하고 이에 대한 통일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무척 중요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요구안>이 "노동조합 간부가 대의원대회 참관을 가로막자, 현투단 대표동지는 바로 현장에서 이를 강력히 항의했고, 현투단은 홍보물을 통해 노동조합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부분만을 삭제한 채 필자에게는 연락도 없이 게재된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현투단 내부의 평가에 대한 이견이 상호간에 존중되지 않고 해소 방향도 잡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게재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이에 27일 회의 논의 및 결정과정에 대해 사실확인 결과 기광/성원/인스테크 세 업체의 동지들이 이 문제의식과 평가지점들을 공유하고 현투단 내부의 <요구안>에 대한 <반대안>에 동의가 모아졌으며, 따라서 <반대안> 역시 공개하는 것이 현재적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국의 많은 동지들이 두 글의 평가적 차이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투단 스스로가 전반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지점을 해소하고 이후 배치되어져 있던 ‘평가계획’과 이로부터 배치되어지는 하반기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 글을 올리는 기광/성원/인스테크 동지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투쟁!
2004.07.31
기광/성원/인스테크 비정규직 노동자 일동
‘......사회주의 노동자신문에 요구합니다’라는 글에 덧붙여
- 무엇에 대한 공개사과 요청인가!!
먼저 신성대표 동지가 쓴 글에 대한 덧글을 적기 전에 7월 21일 사노신 기획연재 <세화 업체투쟁을 통해 들여다 본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상황과 과제>에 대한 투쟁단의 공식사과 요청이 무엇에 대한 공식사과 요청인가에 대해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하여 평소 필자가 애독하고 있었던 사노신의 비정규직 관련 기사가 어떠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사노신의 비정규직 관련기사는 첫째 전체 운동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조명하는 속에서 비정규직 운동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 둘째 전국의 비정규직 투쟁 상황을 알리는 것을 넘어 그 투쟁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성과 및 한계를 진단 비정규직 투쟁의 올바른 방향을 도출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기획연재 역시 기사에서 표현하고 있듯 ‘투쟁과정에서 나타났던 한계들을 극복하고 이후 기아 비정규직 투쟁의 계급적 전망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과제’를 제기하면서 ‘세화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몇 가지 평가지점의 중요성’을 서술하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필자는 이번 신문의 기사를 접하고 나서 단순히 몇몇 표현의 문제로 기분이 나쁘고 좋고의 느낌은 없다. 다만 모두가 이해하고 있듯이 이번 임단투 기간의 현장투쟁단의 활동은 작년에 비해 확대된 것이 사실이고 그 과정에 세화투쟁이 아주 유의미하게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기사가 한계를 주요하게 집고 있지만, 그 유의미성과 성과적 측면들을 좀더 운동적으로 고찰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평가는 존재한다. 그리고 오히려 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노신이 제기한 평가와 우려에 대해 많은 동일성을 찾게 되었으며, 심도 깊게 고민하게 되었고 이 점에서 동지적인 애정을 느낀다. 따라서 단순히 ‘단한번의 인터뷰나 연대투쟁 결합도 없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도 하지 않은 채, 기사가 나온 과정’은 당연히 우리의 평가 지점이 아닐 것이다. 얼굴한번 보지 못한 사람이 현투단 활동에 대한 기사를 썼다는 것이, A부터 Z까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직 임단투 기간의 현투단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초점은 바로 임단투 기간의 현투단에 대한 평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7월 27일 진행되었던 현투단 회의에서 제기된 ‘사실과 다른 내용’은 확인하면 되고 그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사의 맥락과 분량상 더욱더 자세히 현투단의 활동이 서술되지 못했다고 그것이 우리의 ‘임단협 투쟁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훼손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것이 사노신에 공개사과를 요청해야하는 내용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점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며 신성대표 동지가 쓴 글에 대해 짚고자 한다.
글의 내용에서
1. “현투단은 업체 조직화와 확대를 위한 사업배치를 장시간의 논의와 토론을 통해 계획적으로 배치하고 진행했다…임단협 투쟁 기간 진행한 대중사업의 결과 7월 현재, 신광노동자회와 보성노동자회 결성이라는 커다란 성과로 나타났다”
2. “4월 28일, 이장순 노동자 사망이후, 현투단은 비정규직의 산업안전보건위 참가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노동조합의 사망하고 처리의 부당함에 대해 홍보물을 통해 알려냈다. 또한 노동조합이 고 이장순 노동자의 추모집회를 취소하고, 현투단은 독자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여 추모집회를 진행하고, 노동조합의 행위에 대해 비판, 산안위 참가 보장을 요구했다”
3. “6월 중순, 정확히 11일까지, 세화투쟁을 6.1일부터 진행한 잔업특근거부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 고립되어 있었다. 물론 이 시기에도 함께하는 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현투단은 세화 투쟁 승리를 위한 집중집회를 계속해서 진행했다…신성노동자들이 공동잔업거부 투쟁을 진행했다. 전 공장의 생산라인이 중단되었다” “6월 11일 세화투쟁 이후, 처음으로 비상대의원대회가 소집되었다…비정규직 투쟁을 엄호하고자 한 대의원동지들의 항의에 의해 세화, 신성투쟁에 관해서는 공투위 의장단과 논의하여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대의원대회를 마감했다. 공투위 의장단은 투쟁주체인 현투단과 함께 논의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3자회의가 구성되게 되었다”
4. “…교섭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타협적 중재로 원청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노동조합과 원청은 최종입장이라며, 세화노동자들의 핵심요구였던 임금 중간착복액 지급을 격려금이라는 형태로, 그 액수 또한 반도 안되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 6월 21일 현투단회의에서 투쟁의 원칙을 훼손하고, 투쟁의 내용을 변질시키는 사측안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시안을 거부할 시 예상되는 원청의 전면적 탄압에 대해, 이후 투쟁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란 고민속에서 점거전술은 제기되었다…”
5. “현투단은 임단협 기간 동안 업체 교육을 진행했다…정규직 천막과의 공동프로그램으로 철야농성장을 중심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업체교욱을 진행키 위한 비정규직 조직화는 정규직 동지들과 공동으로 진행되었다…임단협 기간내내, 정규직 천막 동지들과 중심선전전, 출퇴근 선전전, 공동집중집회가 조직되고 진행되었다. 천막에서는 철야 일정을 업체별로 계획하여 진행하였다”
의 내용은 “노동조합 간부가 대의원대회 참관을 가로막자, 현투단 대표동지는 바로 현장에서 이를 강력히 항의했고, 현투단은 홍보물을 통해 노동조합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의 내용을 제외해 놓고 모두 사실이다. 무척 수고스럽게도 임단투의 진행상황을 개괄한 것은 이후 평가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사노신의 기사를 아무리 검토해 봐도 위의 사실이 거짓 기재된 것을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기사의 평가지점 중 몇몇 포인트는 필자가 고민하고 있던 임단투 평가 지점과 유사하다.
첫째로, ‘임단투 전에 설문지 사업을 통한 비정규직 요구안 작성, 현장순회선동, 교육자료 제작 등의 사업이 대중적인 비정규직 투쟁을 조직하는 형태가 아니라 조합적 활동으로 제한되는 형태로 나타났다’에서 사실 투쟁단은 객관적으로 주 활동역량이 많아야 10~15명을 넘지 못해왔다. 투쟁단이 화성공장의 2000명이 넘는 비정규직과 23개업체를 전체 포괄하는 조합적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였다. 물론 그렇다고 이러한 사업자체가 전혀 무의미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을 ‘업체조직화와 확대에 활용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되고 배치’한다면, 현투단의 객관적 조직화 정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확대하기 위해 주조직화 업체를 선정하고 집중적인 선동, 교육 등의 사업을 배치하는 것이 600명의 설문결과를 통계내는 것 보다는 유의미 하지 않았을까?
둘째로 ‘현투단 내에서 정규직 노조 집행부와의 마찰을 기피하려는 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위에서도 지적했지만 “노동조합 간부가 대의원대회 참관을 가로막자, 현투단 대표동지는 바로 현장에서 이를 강력히 항의했고, 현투단은 홍보물을 통해 노동조합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이 문제는 현투단 공식회의에서도 제기되고 평가된 바가 있다. 당시 대의원대회 참관 인원은 대표, 선전팀장, 신성대표, 성원업체 2인이었고 노조집행간부에 의해 전체참관이 가로막히자 대표1인 참관을 결정하고, 선전팀장이 투쟁단 조끼를 벗으면서 까지 참관했으며, 나머지 동지들은 대대회 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되돌아 왔다. 이후 현투단 회의에서 비판되고 지적되었으나, 정규직 노동조합의 어용성에 대한 적극적인 폭로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셋째로 이후 철회되었지만, 3자회의에서의 성실교섭 요구의 수용은 전술적 주도성과 투쟁의 독자성을 노동조합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하며 투쟁단의 회의속에서 공개적 사과까지 진행된 것으로 기억한다. 이어서 신성업체의 1회 잔업거부 투쟁이후 ‘04년 임단투 교섭단에게 전권을 위임’하면서, 계획되었던 수요 공동잔업거부의 철회과정은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사노신의 ‘투쟁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활용이든 교섭이든 정규직의 교섭력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주체적인 투쟁이 뒷받침되어야만 의미가 있고 또한 실절적으로도 가능하다’는 평가주장에 많은 동의가 가는 바이다.
넷째, 점거전술 역시 현투단 내부 논쟁의 과정에서 기각되었지만 이에 반대했던 동지들의 입장이 정확하게 사노신의 평가와 일치했었다. ‘올인’, ‘전면전’의 전술이 스스로 사측의 탄압에 비정규직 주체들을 노출시키고, 고립시켜 공장밖으로 밀려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반대 제기, 조직되어야할 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버리는 전술이라는 반대 제기 속에서 기각되었다. 그것이 소수점거전술인지 아니면 신성노동자들의 공동잔업거부를 통한 전술인지의 문제가 아니며, 이 전술에 대한 공장정세 속에서의 평가는 상당한 위험성을 가진다는 평가에 동의하는 바이다.
다섯째로, ‘기회주의적 전술의 좌충우돌은 세화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꺽어버렸고 궁극적으로는 기아 비정규직 운동의 주체성을 훼손하는 해악적 결과를 낳았다’는 사노신의 평가에 대해 필자는 상당한 고민을 했었다. 과정과 결과의 문제를 떠나 세화 노동자들의 한 달간의 잔업거부 특근거부, 신성노동자들의 공동잔업거부는 근래 비정규직 투쟁에서 보기 드믄 대단히 조직적이고 힘찬 투쟁이었다는 긍정적 평가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금 중간착복금이 ‘격려금’으로 정리된 것에 대해 위 평가지점들에 기반했을 때 어느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입바른 소리가 아닌 진심으로 이 평가지점을 받아 안고자 한다. 비정규직 투쟁의 주체성은 비록 패배가 눈앞에 보일지라도, 눈앞의 작은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운동의 원칙을 지켜나갈 때만이 지켜질 수 있으며, 그것만이 비정규직 운동 아니 전체 운동을 전진시키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사노신의 기사는 객관적 사실을 거짓 기재하거나 투쟁을 왜곡 훼손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평가했거나 미처 평가해내지 못한 지점들에 대해 솔직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표현상의-협조주의, 모험주의 등- 과격함이 존재하고, 신성, 세화를 포함하는 현투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보다 성과적 측면과 과제를 모두 서술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노신 필자의 ‘공장 전반의 객관적인 정세와 주체적인 역량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를 통해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을 도출해내야 한다. 당장 지금부터 비정규직 운동의 계급적 전망과 계획을 준비해 나가자’는 제안에서 이후 운동적으로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노신의 기사가 아픈 곳을 찌르고 듣기 싫은 소리를 담고 있다할지라도 이것은 공개사과의 문제가 아니며, 향후 계획된 현투단의 임단투 평가속에서 치열하게 논의되고 우리의 계획속에 배치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언제나 치열하게 투쟁할 것을 약속드리며 글을 마칠까 한다. 동지들 건투!!!
2004.07.29. 기광업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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