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폭력경비 집단에 짓밟힌 윤 성 근이 드리는 글
저는 지난 3월23일 12시 40분경(중식시간) 본관 옆에서 회사 측의 폭력 경비집단에게 집단테러를 당했습니다.
비정규직 동지들이 노동가를 부르고 있는 것을 뒤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중 갑자기 나타난 1백여 명의 폭력 경비집단이 비정규직 동지들을 밀치며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러느냐"며 말리는 저를 넘어뜨린 후 “개00 죽여 버려”라고 말하면서 수 십 차례 짓밟았습니다. 이러한 폭력 만행은 회사 고위층의 지시 없이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명백한 테러 행위인 것입니다.
최근 기아자동차노조의 입사비리로 시작된 대기업 노조의 도덕성이 사회문제화 되자 대기업노조 죽이기의 일환으로 현대자동차에서도 공격적인 노무관리체제로 전환시켜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치밀한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노무관리를 총괄하는 윤여철 부사장의 입성과 1,2,3,4,5공장에 배치된 노무담당 지원실장의 낙하산 투입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밀리면 노동조합의 힘은 급속도로 약화 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민주노총에서 최고의 힘을 가진 노동조합입니다.
암울했던 시절 선배 노동자들이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만들었던 노동조합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탄압 속에서도 17년 동안 힘 있는 노동조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4만3천 조합원동지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사랑과 단결투쟁의 결과이며 구속,수배,해고,징계라는 칼날도 두려워하지 않고 선봉에서 투쟁한 동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자랑찬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을 폭력 경비 깡패집단에 의해 무력화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현대중공업노조가 무력화된 것도 폭력경비들의 만행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폭력만행을 뿌리 뽑지 못한다면 폭력경비들은 더욱 기세등등 해질 것이며 현장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나아가 노동조합의 무력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심각한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저는 어떠한 희생이 있더라도 회사 측과 맞서 싸울 것입니다.
결사항전만이 노동조합활동을 보장받고 4만3천 조합원동지들과 1만3천여 비정규직동지들을 지켜내는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현자노조의 주체세력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사업부대표 및 대,소위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활동가 동지여러분!
제가 병원으로 후송된 후 동지들께서 보여주신 동지애를 전해 듣고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이번 현자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폭력 테러 과정에서 저와 현자비정규직 동지 2명, 4월 총파업 승리 순회 투쟁단 동지 2명이 폭행당한 소식을 접하고 교육위원 동지들과 사업부대표를 비롯한 현장 활동가들이 보여준 즉각적인 대응은 현자노조의 저력을 보여 주었으며, 현자노조의 앞날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 뜨거운 동지적 애정임을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또한 동지들께서는 장차 현자노조를 이끌어갈 현장 투쟁의 중심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그동안 명망가 중심의 활동을 비판해 왔던 동지들이 떨쳐 일어나 현장탄압을 분쇄하고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과정을 통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계급적 연대투쟁의 모범의 창출과 현자노조의 당당한 주체세력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전천수 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 합니다.
1. 지난 3월23일 폭력 테러행위의 책임자인 윤여철 부사장과 이병기 상무를 해임시키고, 1,2,3,4,5공장에 낙하 투입 된 지원 실장을 본연의 업무에 복귀시킬 것을 요구 합니다.
2. 회사의 순수한 경비업무(출입,도난,화재,순찰 등)에 필요한 인원을 제외하고 6개월 짜리 폭력 경비단을 없애줄 것 을 요구합니다.
3.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발표하고 폭력테러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요구합니다.
4. 사측이 원인을 제공한 불법파견에 대한 철폐투쟁 과정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강병태 동지의 부당해고를 철회할 것 을 요구합니다.
5.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이 되었던 회사의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를 당장 실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만약 위와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전천수 사장 퇴진을 요구 할 것이며 정몽구회장을 상대로 목숨을 건 투쟁을 시작 할 것입니다.
2005년 3월 28일
회사의 폭력 테러 경비단에 짓밟힌 윤 성 근
뒷면
1만3천 비정규직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도 함께 싸워야 이길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출범 이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초적인 노동 3권마저 보장 받지 못한 채 인간이하의 취급을 당해 왔습니다. 회사 측의 폭력 경비집단에 의해 안기호 위원장이 경찰서로 넘겨지고, 비정규직 조합원을 만나는 것조차 폭력으로 막아 왔으며, 단식하는 아주머니들에게까지 폭력 만행을 저질러 왔습니다.
이처럼 회사측 폭력 경비집단의 탄압은 군사독재시절 보다 더 악랄하고 치졸한 방법을 동원하여 비정규직노동조합을 탄압해 왔습니다.
작은 실천이 승리하는 투쟁을 만드는 것입니다.
집회가 있을 때는 동지들과 함께 참석하고 농성장 동지들에게 격려전화와 지지방문을 호소합니다.
무자비한 탄압을 뚫고 70여명의 비정규직동지들은 끈질긴 투쟁을 이어 왔습니다. 지금도 본관 앞에는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5공장 농성장에서는 70여일 이상 "민주노조사수와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동지들의 주체적 투쟁은 정규직 동지들의 연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입니다.
1만3천여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들이 지켜만 보면서 "정규직화와 차별철폐"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은 이기심이며 일의 앞과 뒤가 서로 바뀐 것입니다. 더 이상 70여명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거나 외로운 투쟁으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규직 노동조합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투쟁을 결의하고 투쟁계획을 확정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도 늦게나마 지난 2월22일부터 5공장 농성장동지들과 함께 잠을 자며 연대의 작은 실천을 해왔습니다.
이제 비정규직 동지 여러분들이 떨쳐 일어서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불법파견이 철폐되고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투쟁”승리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외롭게 70여일을 5공장 농성장에서 결연한 의지로 투쟁하는 70여명의 결사투쟁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업체사장들의 정규직화 추천 회유와 해고의 협박을 뚫고 긴 어둠의 터널을 헤쳐 나올 것을 다시한번 호소 드립니다.
4만3천 현자노조 조합원 동지여러분!
비정규직이 정규직 고용의 방패막이가 아님은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98년 1만3천여 명의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쫓겨났습니다. 경기가 호전 될 경우 리콜 하겠다는 약속은 사기에 불과 했습니다. 결국 그 당시의 약속은 폐기 처분 되었으며, 그 자리에는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우리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동지여러분들의 옆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자리에 비정규직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이 국가기관인 노동부의 판정입니다. 그래서 "불법 파견"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불법인 줄 모르고 비정규직 투입을 묵인,방조한 책임의식으로 전,현직위원장들은 대국민을 상대로 머리 숙여 사과를 했습니다.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 차별철폐 투쟁은 우리가 잘못한 부문에 대해 바로 잡고자 하는 투쟁입니다.
따라서 정규직인 우리들이 앞장서서 불법 파견을 철폐하라고 하는 것이 도리인 것입니다. 또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 투쟁은 너무나 정당한 것이며, 4만3천 조합원동지들도 함께해야만 하는 투쟁인 것입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어 경영악화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자본의 탐욕을 숨기려는 의도일 뿐입니다.
현대자동차는 98년 이후 엄청난 양,질의 발전을 가져 왔습니다. 2004년 매출액 27조원, 순이익이 1조7856억이라는 것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습니다. 1만여 명을 정규직화 할 경우 순이익의 6%정도인 1100-1200억 원이면 충분하며, 작년 정몽구회장이 벌어들인 6600억 원의 5분의 1도 채 안 되는 금액입니다. 2005년의 매출액은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은 말짱 거짓말에 불과 합니다.
해외공장으로 인해 여유인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방패막이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노동자간의 갈라치기를 통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일 뿐입니다.
국내경기의 활성화를 통해 구매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1400만 노동자 중에서 880만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인 상태에서 차를 살 수 있는 구매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먹고, 입는 것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규직화를 통한 차별철폐를 위해 투쟁하는 것 자체가 구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치솟고 있는 경유가격을 조금만 낮추고, 특소세 인하 등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경제정책을 실시하면 엄청난 국내시장의 확보가 가능한 것입니다. 노무현 정권과 자본은 올해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과 05년 임단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황을 조장하는 비열한 작태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공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노동자들에게 분배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힘을 키우는 길만이 우리의 고용을 지켜내고 정당한 노동력의 댓가를 받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으로 지친 우리의 심신을 근무형태변경(주간연속2교대)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는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회사 측의 고용불안 조장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기하는 사기에 속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98년 1만 3천여 명을 쫓아내고 6개월도 안되어 사람이 모자랐던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잘라내는 것이 자본의 본질이며 나아가 노동조합 무력화를 통해 근속이 많은 노동자를 자르겠다는 것이 자본의 속셈임을 한시도 잊지 맙시다. 세계 5대 자동차 회사로 도약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 노동자의 처지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처지가 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세계 5대 자동차 노동자가 아니라 꼴찌 노동자로 전락할 위기를 4만3천 조합원과 1만3천여 비정규직노동자가 하나로 뭉쳐 투쟁으로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4대 위원장 윤 성 근 드림 배포확인 : 대의원 이재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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