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19일(화) 제 10 호
폭우 속 울려퍼진 개악저지 함성
19일 시한부 총파업 등 총력투쟁 계속
퍼붓는 여름비도 막지 못했다. 주5일제 도입을 빌미로 추진되고 있는 정부와 재계의 근기법 개악 시도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8월19일 오후 4시간 시한부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총력대응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노총도 오전 시한부 총파업에 돌입하며 힘을 보탰다.
[사진제공 : 민중의 소리]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에는 기아자동차와 한진중공업 등 임단협 관련 파업사업장을 비롯해 모두 50여개 사업장 4만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두 노총은 8월19일 오후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파업돌입 사업장 조합원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근기법 개악저지 양대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과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의 대회사로 시작한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와 사회민주당 장기표 대표가 각각 연대사에 나섰으며, 금속산업연맹 백순환 위원장과 한국노총 화학연맹 박헌수 위원장이 잇따라 연사로 나서 투쟁사를 맡았다. 집회는 세차게 퍼붓는 폭우 속에 진행됐지만, 참석한 조합원들은 젖은 바닥에 앉은 채 이탈없이 대오를 지키며 집회를 끝까지 사수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은 또 출근시간에 맞춰 서울 여의도역과 신도림역, 영등포역 등 5개 주요 지하철역에서 선전전을 펼쳤으며, 오후2시부턴 여의도 전경련 인근 금융감독원 앞에서 '국민연금 개악저지를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에 앞서 민주노총은 오전6시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 6명의 집에 항의방문단을 급파, '주5일제 졸속처리 불가'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의원인 송훈석 환노위원장과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여야합의 없이 일방입법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내부에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두 노총 조합원들은 저녁8시부터 열린 투쟁문화제에 참석한 뒤 총력투쟁 이틀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두 노총 단위노조 율동패와 노래패 등이 무대에 올라 투쟁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율동패 '鬪', 노래패 '노래공장', 가수 손현숙 씨 등이 문예공연을 펼치며 흥을 돋웠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환노위 전체회의와 법안심사소위를 잇따라 열고 근기법 개악안을 논의키로 했으나, 처리형식과 법안내용 모두를 두고 여야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결국 무산됐다. 국회는 20일 다시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계획했던 '20일 본회의 처리는 힘들어졌다'는 게 국회 안팎의 전망이어서, 근기법 개악 저지를 위한 두 노총의 투쟁은 다음 본회의 날짜인 28일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폭풍 전야'
20일 '5.15 노정합의 이행' 촉구하며 파업 돌입
20일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장 김종인)는 19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1천7백여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노정합의 이행, 산별협약 쟁취, 실질운임보장, 구속자 석방,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5·15 노정합의를 이행하고 근로기준법 개악 없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화물연대는 또 이날 낮 부산 경성대에서 2천여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광안리해수욕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화물연대 전북지부도 이날 낮 1시30분부터 전주시청 앞 광장에서 1백여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다단계 알선 폐지와 지입제 철폐 등을 촉구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영등포 전교조 사무실에서 운송사업체, 컨테이너,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업체 대표들과 운송요율 등에 대한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현재 컨테이너 분야의 경우 양측이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으나 BCT교섭은 양측이 운송요율 조차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협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시멘트업체와 운송회사들이 교섭방식 자체를 문제삼아 교섭을 공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BCT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라고 보고 컨테이너 분야와 BCT 분야를 일괄타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화물연대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일 1만여 조합원이 참가하는 국회앞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상경투쟁을 벌여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화물연대 이영록 조직부장은 "업체대표들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파업 여부는 50대 50으로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개악저지 투쟁 막 올라
19일 10시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농, 여성연합, 참여연대 등 노동사회단체들은 정부의 국민연금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맞추어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5개 단체는 정부의 개정안을 전면 폐기하고 가입자의 입장에서 새로이 국민연급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뿐만 아니라 농민, 여성, 시민단체까지 정부의 국민연금 개정안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하반기 국민연금 개악저지 투쟁은 가입자 전체와 정부의 격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후 2시에는 정부 국민연금법 개정안 공청회가 있었다. 공청회는 이미 정부에 의해 짜여진 각본에 따라 정부 방안을 지지하는 교수(공익위원), 언론계 대표로 중앙일보 기자, 경제부처 국장 등이 단상을 거의 차지하였다. 가입자 단체를 이해집단으로 매도하기를 서슴지 않는 사회자와 정부방안 발제자(보건복지부국장)를 고려하면 총 14인의 출연자 중 가입자 의견을 반영한 측은 양노총과 참여연대 패널 3명에 불과하였다. 사회자는 무엇에 쫓기는지, 객석토론 없이 서둘러 공청회를 종료했고, 보건복지부는 이후 추가 공청회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공청회에 앞서 오후 1시에 양 노총 조합원 1천여명이 공청회장소인 전경련회관 앞에서 국민연금 개악저지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는 한국 노동운동 역사상 국민연금을 이슈로 전개한 최초의 집회투쟁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 이제 국민연금 개악저지 투쟁의 막이 올랐다. 하반기 국민연금법 국회 통과시점이 100일 가량 남았다. 이제 국민연금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100일투쟁이 선포된 셈이다.
* 20일 이후의 일정은 19일 오전에 산별연맹 대표자 회의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니, 각 노동조합은 언론 보도에 동요하지 말고,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8월 20일(수)
08:30-09:30 출근선전전
10:00 민주노총 결의대회
11:00 연맹별 토론
14:00 양대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 국회 본회의 저지 실천투쟁
모든 조합원은 18일부터 국회앞 농성, 야간문화제에 결집하라.
민주노총은 8월 23일 전국동시다발 총력집결투쟁을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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