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조합원이 있는 바로 우리들 자신의 현장으로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연행되었던 하청노조 임원들은, 동부경찰서로 이송돼 조사를 받고 저녁 5시경에 풀려나왔다.
(빠르게 어제 낮 이후 상황을 총화드리지 못해, 많은 동지들에게 걱정 끼쳐 드린 점 죄송합니다.)
어제(29일) 저녁에는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동조합 사무실 열림식(개소식)이 있었다.
현대중공업 전하문 앞에 모여 간략한 집회를 진행한 후 현대중공업 정문 근처까지 행진을 하고 사무실에 모여 열림식을 시작하였다.
열림식 시작에 앞서 현대중공업 노래마당 동지들이 ‘비정규직 철폐가’ ‘단결투쟁가’ ‘연대투쟁가’ 등을 참가한 동지들과 함께 부르며 투쟁을 결의하고 집중하는 분위기를 이끌어 내주었다.
이어서 조성웅 위원장의 고사문 낭독으로부터 공식 열림식을 시작하였다.
“2003년 9월 29일,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동조합]에서, 이후 투쟁을 통해 현장에서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쟁취하기 전까지 마련한 이곳에서 열림식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해, “현장통제 분쇄, 무쟁의 청산을 위해, 또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직영노동자들과 하청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할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라며 낭독을 마쳤다.
고사를 통해 많은 동지들이 투쟁기금을 전달해주었다.
곧바로 공개 조합원들의 투쟁결의 발언을 듣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하청노조 조합원들 중 다수는 공개되어있지 않는 상태이다. 조합과 약간이라도 관계만 있으면 업체가 폐업해버는 엄혹한 현실에서, 하청노조는 당분간 조합원 개개별의 신분을 우선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에서의 싸움을 통해, 노동조합 투쟁에 대한 적극적인 결합을 통해 자신의 신분이 공개되었지만, 계속적으로 싸워나가면서 사측의 갖은 탄압에 맞설 것을 결의한 조합원 동지들도 존재한다. 그러한 조합원들 중에는 노동조합 건설투쟁을 초기부터 함께한 동지들도 있으며, 투쟁과정에서 새롭게 노조활동을 결의한 동지들도 있다.
어제 자리에서는 새롭게 투쟁을 결의한 한 조합원 동지가 절절하고 뜨거운 결의를 밝혀 많은 이들에게 힘과 감동을 전해주었다.
"… 저는 비록 지금까지 잘나게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옳은 길과 잘못된 길을 구별할 줄은 압니다. … 저는 지금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기본’을 요구하는 것조차 탄압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멈추고 가만있는 건 잘못된 길인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저히 가만있을 수가 없습니다. …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옳은 길을 선택하려합니다. 그렇게되면 어떻게 될지 알고는 있습니다. 회사의 탄압과 제 삶이 어떠할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저는 옳은 길을 가고자 합니다. 열심히 싸울 것입니다. … 오늘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동지들이 이렇게나 많이 참석해 주셔셔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한편 비슷한 시간 무렵 사무실 앞을 배회하던 하청노동자 분들도 여럿 계셨다. 하청노조 유인물에 '개소식에 함께 하자'는 광고를 보고 찾아왔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몇 분은 서성이다 돌아가시기도 했다. 많은 운동단위, 사람들이 개소식에 참가했지만 정작 중공업 현장의 하청노동자들은 아직 적극적으로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누가 감시해도 당당하게 "나는 하청노조 조합원이다”를 이야기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서 하청노동자들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생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현중사내하청노조]는 더욱
열심히 뛰어다니고 현장 싸움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다시금 다짐했다.
◎ 열림식에 참가해주신 많은 동지들에겐 행사진행이 때론 어설프기도하고 준비도 많이 부족해 보였을 것입니다. 좀더 노력하고, 보다 많이 배워가면서, 인내와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싸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열림식에 참가해주신 여러 단위 및 동지들에게 매우 감사하며, 동지들이 보여주신 연대의 힘으로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겠습니다!
◎ 하청노조 열림식에 참가하신 동지들입니다.
금속산업연맹 울산본부, 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 남구비정규직노동센터, 노동자정보통신지원단 LISO,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 (지부장 김창현, 울산광역시의원 김종훈 동지 등), 부양 해복투, 북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사회당(안승천 동지 등), 삼성SDI 김명진 동지, 새로운 학생단체 준비모임 (구 '노학연대 실천단'), 울산노동자신문, 울산 산추련, 울해협, 이일재 선생님, 전국노동자회 울산위원회, 평등노조, 해방글터, 현대미포조선 민노회, 현대자동차 민투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현대자동차 현장투, 현대중공업 노래마당, 현대중공업 전노회 현대중공업 하나회 (3분과 동지회), 현대중공업 해복투, 현대중공업 현노회, 현대중공업 현장투, 현대중공업 청년노동자 및 선동대, 현장노동자신문, 효성해복투 동지들. (ㄱㄴ순으로 열거함)
저희가 혹 빠뜨린 동지들이 계시다면 매우 죄송합니다. 끝으로 한번더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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