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뉴코아, 까르푸 3사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나?

서비스 산업의 노동자들 역시 이주노동자만큼 어려운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쉬는 시간마저 반납하면서 휴일 따로 없이 70-80만원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관리자들은 여성노동자들에게 성적 폭언과 추행 등을 일상적으로 일삼고 있다. 더욱이 이랜드 자본이 뉴코아에 이어 까르푸를 인수함에 따라 다수의 노동자들이 이유 없이 해고되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회사는 샐러드 바에서 일하던 50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을 시키는가 하면, 바코드를 조작하면서 하지도 않은 절도 행각을 뒤집어씌우고 있다. 사측은 업무에 대한 강제 전환 배치, 부당해고 등등 다양한 무기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으나, 이랜드 뉴코아 까르푸의 3사 노동자들은 단사의 벽을 넘어 공동 투쟁을 벌이고 있다. ‘투쟁하는 이주노동자’는 까르푸의 각 지점을 순회하는 현장 진입 투쟁에 연대하였다.

까르푸 매장 순회 투쟁

현재 까르푸 노동조합은 시흥점, 면목점, 목동점 세 거점을 잡아 투쟁하고 있다. 각 지점에서 부당 해고 및 외주화, 심각한 수준의 성폭력에 대항하면서 참지 않고 싸우고 있다. 시흥점에서는 해고자 복직과 안정적인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천막 농성을, 면목점에서는 정기 소식지를 내며 자체적인 조직 활동을 하면서 성폭력 가해자를 상대로 하는 법적 소송투쟁을, 목동점에서는 어이 없이 해고된 조합원들의 복직 투쟁들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당일 순회 투쟁에서는 각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함께 싸우자는 선동을 하면서 매장을 순회하였고, 면목점에서는 점장과의 항의 면담을 시도하였으나 사측이 애꿎은 조합원만 가둬놓고 점장을 숨기는 사태까지 만들어놓기도 했다. 투쟁을 끝내고 항의 면담을 이루기 위한 타격적 투쟁이나, 각 지점에서의 상황과 요구들에 맞도록 전술의 목표를 정확히 잡고, 그에 따르는 투쟁의 전술들이 배치되어야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도부 동지들은 각 지부에서 조합원들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투쟁 전술 논의가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미 뉴코아에서는 파업투쟁을 가결시켰고, 이랜드 노조 역시 단체협상해지 이후 무더기로 발생할 강제 전환 배치에 맞서 장기 파업을 조직하려 한다. 7월 14일 강력한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있는 3사 동지들에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을 아우르는 조직의 필요성이 시급해지고 있다.

3사노동자들의 투쟁으로부터 이주노동자들이 배워야 할 것

3사 노동자들 투쟁에서 확인했던 가장 유리한 무기는 ‘단결’이었다. 조합원들은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안전팀의 노동자(!)들을 보며 “너희들도 조금만 있으면 해고대상 1순위로 오른다. 회사 비호하지 말고 노동조합 가입해라!” 등등의 뼈대 있는 호통을 쳤다. 까르푸 매장을 순회하면서 뉴코아나 이랜드 동지들을 못 들어오게 하면 “똑같은 자본이 인수한 회사에 고용됐다” 면서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안으로 진격해 함께 싸웠다. 이주노동자들이 고용되어 있는 사업장은 작고 함께 일하는 노동자도 많이 없는 상황이지만 다른 공장에서 동료가 임금 체불 당했을 때, 폭행과 폭언으로 고통 받을 때 함께 맞서 싸우는 것이 결국 자신의 노동권을 방어할 수 있는 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업종과 국적에 관계없는 단결,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모여야 할 깃발인 MTU를 사수하고, 노동조합 활동으로의 집중과 조직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3사 노동자들은 순회투쟁을 할 때도 선전지를 조직적으로 돌린다든지 지점의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선동하는 활동들을 통하여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계획적 활동이 배치되어야 함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공장 순회를 할 때에도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방향과 계획을 명확히 잡고 이주노동자들의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여, 그러한 요구들을 노동조합에서 풀어나가기 위한 전술들을 제 때 제 때 논의해야 한다. 까르푸 매장도 전국으로 확산되어 있기 때문에 파업 투쟁을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지부 활동을 확대하고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지부 활동에 대한 안정적 지원, 끈질기고 체계적인 조직 활동은 어느 노조에게나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3사 동지들은 지난 시기의 대중 투쟁 경험이 있어 핵심적인 조직력은 크게 와해되지 않은 편이다. 건강한 지도부 동지들과 투쟁의 의지가 있는 조합원들, 상황은 어렵지만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이 건재하고 있기에 전면적인 파업 투쟁 역시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이다. 3사 노동자들은‘자본가들의 인수 합병과 그로 인한 고용불안을 노동자들이 감수해서는 안 된다, 이는 마땅히 자본가들의 책임이어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폐업과 도산을 반복하는 업체에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모든 수모들은 오로지 자본가들의 책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사소한 것에도 분노할 줄 알고 현장 불만들을 정치적 요구로 상승시켜 이를 무기로 하는 투쟁들을 벌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주노조 동지들, 언제까지 농성 투쟁의 역사를 자랑스러워만 하고 있을 것인가? 문제는 그러한 투쟁을 현 시점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새로운 쟁점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의 단속에 대한 불만, 현장 불만들을 가지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끊임없는 일상 투쟁으로 전진하자!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