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단속 추방

이주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한순간에 박탈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생활 조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단속은 계속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5월 31일 ‘합법노동자 고용을 촉진한다’는 미명하에 6-7월에는 노동부와 합동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조사하고 다니고 있다. 이른바 ‘계도 활동’이라 불리는 법무부의 말도 안 되는 이런 행동들은 실제 합법 노동자만 채용하라는 권고의 의미만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자진 출국하도록 유도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법무부의 단속 정책을 규탄하고 및 노동권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조직을 깨기 위한 목적이요, 전체 이주노동자들의 분열과 노예화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중부지부 조합원과 대의원 2명 '불법단속돼'

그런 상황에서 이주노조 활동가 2명이 연행되었다. 6월 22일 오전 11시, 경기중부지부의 조합원 조심, 올 해 대의원으로 뽑힌 마수드는 야간 노동을 끝내고 집에서 쉬고 있다가 수원출입국관리소가 들이닥쳐 순식간에 연행되었다. 으레 그렇듯이 단속 과정에서의 영장 제시는 없었고 출입국에 잡혀 들어와서야 보호명령서에 싸인하게 했다. 정부는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으니 잡아간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단속이야말로 불법적이다. 미란다 원칙은 아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게도 적용되거늘 법무부는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기에 앞서 위법사항의 요지, 단속의 이유, 변호사 선임의 권리 등을 ‘절대’ 고지하지 않는다. 단지 미란다 원칙만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도 심각히 훼손한다.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체포, 구속, 압수, 수색에서 법관이 발부하는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영장주의의 원칙은 아예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영장 제시 없이 집에 들이닥치는 것은 주거의 자유(헌법 16조) 역시 침해한다. 난데없이 죄 없는 사람에게 수갑 채우고 잡아가는 꼴이니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단속 정책이 그야말로 지긋지긋한 삶의 문제이며, 사회적 억압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한번,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의 기로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은 3년 전 실시된 고용허가제로 인해 하루아침에 미등록이 되어 출입국관리소의 사냥감이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세 사업장에서는 숙련된 장기 체류 이주노동자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한 채 반지하 공장에서 일하거나 야간 노동에 시달린다. 정부는 이런 사업주들에게 불법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했다는 명목의 처벌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겉으로는 상담소 내어준다, 이주노동자 인권 향상시켜준다 말하지만 이주노동자는 한 두번 속지 않았다. 사업주 처벌 역시 이주노동자들에게 강제 노역을 시키는 대가로서의 처벌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을 내쫓으라는 의미의 처벌이다. 앞으로는 죽어라 야간 노동만 하든가 집단적으로 해고를 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그야말로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8월 단속 예고하는 신호탄, 단속추방 끝장내겠다!

열심히 활동하던 조합원 2명을 연행해간 것은 8월 단속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이는 이주노조에 대한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이주노조는 더 이상 활동가와 조합원들이 무방비 상태로 잡혀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문단속이나 평소의 행보를 제대로 체크하고 되도록 혼자 다니지 말 것을 당부하는 지침들은 있어야 한다. 물론 문단속 한다고 안 잡아가는 것 아니며 자기 생활을 안전히 지킨다고 하여 단속 추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이주노조의 투쟁은 정부의 입장에선 우리 잡아가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투쟁이기 때문에 노출되어 있는 활동가들은 신변에 대한 보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내부 동력이 손실되기 시작하면 특히 현재처럼 침체기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싸움도 벌여낼 수가 없다.

노조 내부 지침을 마련하고 점검하는 것과 더불어, 이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은 이주노조의 조직력있는 투쟁이다. 개별적 분노들을 조직력 있는 행동으로 조직하고,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쟁을 해야만 정부가 노리는 틈새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잡혀갈까봐 두려워하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우리를 잡아갔을 시에 당신들은 어떤 위협을 받을거다라는 강력한 행동과 투쟁들을 벌여나가야 한다. 노조 차원의 적극적인 항의 집회, 선전전 및 강력한 투쟁들을 벌여냄으로써 정부의 불법 탄압들을 폭로하고 깨트려 나가자. 경기중부지부 역시 의지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쟁할 것임을 선언한다. 동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 부탁한다.


** 이후 일정 **

25일(월) - 조심, 마수드 동지 화성 보호소 면회갑니다
27일(수) - 가택 침입하여 불법 단속한 수원출입국 규탄하는 군포역 선전전

이후 일정들은 논의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경기중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