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E-6 공연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보장하라!

보통의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이동을 해도 불법, 폐업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이동이 허용될 때도 2달 이내에 일을 구하지 못하면 불법이 된다. 불법이 되면 바로 단속추방의 리스트에 올라 단숨에 생존권을 박탈당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모든 일상을 사업주와 정부의 올가미 속에 매어두어야 한다. 이러한 이주노동자들, 그 중에서도 여성노동자는 또 다른 착취와 억압에 마주하는데 E-6비자로 들어와 공연, 예술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참으로 심각한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에버랜드의 노동자는 그야말로 전반적인 공연/예술 현장에서의 E-6 노동자들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있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었다.

지옥 같은 현장, 정말로 ‘노예적인’ 노동환경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공연예술 노동자들은 염색과 화장을 강제로 받아야 하고, 하이힐을 신고 넘어져도 자기 책임으로 떠넘겨져야 하고 연습시간이랍시고 하루 13-14시간 내내 웃음 지으며 중노동을 해야 한다. 이마저도 모자라 비행기 값이라 치고 70만원도 안 되는 월급에서 일정액을 공제당해야 했고, 디스크 등의 중병을 얻어 치료를 해야 하면 곧 추방이며, 화장이 똑바로 되지 않았을 때 관객들 반응이 좋지 않을 때 휴게소 외에서 쉴 때 공연 중 실수를 저지를 때 10만원이 떼어져야 했다. 이것은 단순한 ‘노동착취’가 아니라 인신적 구속, 성적 억압, 인권 말살을 자행하는 에버랜드 공연장에서 노예 생활을 하도록 강제당한 것이다.

E-6 비자로 들어오는 노동자들의 문제는 여성노동자들이 마주하는 문제

이주/정주 막론하고 일반적인 여성노동자들의 현실 역시 지속적으로 성적 대상화되거나 일상적 차별과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공연예술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임금도, 쉴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아프면 바로 쫓겨나야 하는 가장 극악한 처지로 내몰린 여성노동자들을 대표하는 경우다. E-6 비자로 일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특수한 조건은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이 그러하듯이 단기 체류에 6개월 단위로 갱신을 해야 하고 1년간의 체류만 허용되기 때문에 더더욱 업체가 강요하는 노동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6비자는 이른바 공연/예술 활동을 하는 비자라 하여 취업 활동이라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법 상의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고 노동시간도, 임금도 업체 마음대로다. 사업장이 서비스 현장이라는 특성상 노동자들은 관객들의 반응에 좌지우지되어 동물도 아닌데 ‘급수’로 매겨지며 최소한의 자기 권리조차 내세울 수 없도록 묶여져 있다. 이러한 ‘비인간적’ 대우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탈하는 적잖은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성산업으로 유인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가 관건으로 여겨지던 현장에서 용기를 낸 노동자가 있었다. 한 여성노동자는 고질적인 노동 환경으로 인해 발목 염좌와 허리 디스크를 얻어 산재 신청을 하고 싶다고 했고, 공연 현장에서 일어나던 모든 종류의 착취에 대해 만인 앞에서 생생히 증언하였다. 이 노동자의 용기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최소한의 권리라도 달라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에 실 사용주인 삼성 에버랜드 측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면서 계약서 내용을 삭제하고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을 입막음하기 위해 갖은 술수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미 어처구니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근로계약서는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그에 따라 공연 노동자들의 노예적 실태 역시 낱낱이 공개되었다.

적극적인 투쟁을!

아울러 이 문제는 전반적인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노동권을 탄압하는 제도적 장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기에 산재 승인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사업장에서 법적 기준에 미치는 만큼이라도 노동 조건을 확연히 개선할 때까지, 이를 법적으로라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적극 투쟁해야 할 사안이다. 현재 E-6 공연노동자들의 인권,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대위는 에버랜드 중심으로 공연노동자들에게 자행되고 있는 반인권적 작태와 착취를 폭로하고 에버랜드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부 진정과 특별근로감독 요청 등의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용기를 놓지 않고 노동자들 사이의 교류와 모임을 강화하면서 장기적 대응과 전면전으로 가기 위한 투쟁의 조직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현장의 많은 노동자들이 강제출국대상이 되지 않도록 신중한 노력과 끈질긴 조직화가 필요하다. 이주노동자, 여성노동자, 그리고 투쟁하는 많은 동지들이 이 투쟁을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단위 차원에서의 규탄 성명과 연대, 조직 활동 등에 함께 하자!

에버랜드에 요구한다!
고된 가뭄에 물 한번 적셔주고 위세 떨려는 행동은 하지 마라!
산재 보상만이 다가 아니라 노동 조건의 전면적 개선을 요구한다!
아울러 이번 일을 빌미로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을 강제 출국시킬 시에는 가만있지 않겠다! 적극적인 투쟁을 선언한다!

법무부에 요구한다!
공연/예술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는 요구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뿐만 아니라 E-6제도, 나아가 이주노동자 도입을 다루는 고용허가제 전반은 폐기되어야 한다. 아울러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진정한’ 노동권과 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내용의 노동허가제(노동비자)는 도입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쟁취, 산재보험도입, 부당징계/해고 분쇄, 정당한 노동3권 쟁취를 위해,
이주노동자에게 자행되는 모든 차별과 착취를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단결하자!


경기이주공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