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반인권적 마구잡이 강제단속을 자행하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가구단지에서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미등록자에 대한 대대적인 합동단속이 있었다. 이번 단속에는 법무부 출입국 뿐 아니라 대형버스와 경찰 1개 중대가 동원되어 100여 명이 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하였으며, 주요 골목과 진입로를 차단하고 토끼몰이식 마구잡이 단속을 자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단속반들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도 않은 채 닥치는 대로 공장에 진입하여 단속을 벌였고, 일부 공장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기숙사에 진입하여 출입문을 부수고 들이닥쳐 집단적으로 단속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단속에 항의하는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가를 폭행하고 카메라를 부수기도 했다.




이것이 그렇게도 정부에서 강조하는 선진화된 나라의 모습인가? 우리는 오늘의 이 사태를 접하고 망연자실할 뿐이다. 과연 법질서확립을 말하는 법무부가 앞장서서 절차와 법을 무시한 채 강제력을 동원한 마구잡이식 강제단속을 해도 되는 것인가? 강제단속을 통해 정부가 얻으려는 게 무엇인가?




정부가 물리력을 사용해 강제단속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남을 해하고 물건을 빼앗는 깡패인가?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는 사기꾼인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코리안드림'을 안고 열악한 작업환경과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이겨내며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선량한 사람들이다. 이런 이주노동자들을 단지 취업자격이 없고 체류기한을 넘겼다고 해서 마치 중범죄인을 다루듯 마구 잡아 수갑을 채워 어디로 왜 가는지도 알리지 않은 채 끌고 가 창살 아래 가두고 있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 땅의 그 어느 누구도 신체의 자유를 훼손당해도 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은 없다.




누차 이주노동자지원단체와 인권단체는 강제단속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강제단속의 중단과 합리적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으며, 지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단속, 보호, 구금 절차에 형사사법절차에 준하는 엄격한 절차제도를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제단속을 멈추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어갔다. 언제까지, 몇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피해를 보아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차이를 인정하고 생명을 존중하고 절차를 중요시하는 이들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닫고 무시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인권에 대해 무지하고 무시하는 정부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단속을 통해 미등록자 수를 4만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도 이를 이루지 못한 지난 정권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제단속을 통해 미등록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명백한 판단착오이다. 더 이상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벼랑 끝에 내몰아 밀어내지 마라. 지금이라도 강제단속을 멈추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을 위하는 바람직한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살인적인 강제단속추방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하나.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하라!




하나. 정부는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즉각 비준하고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







2008. 11. 12




      외국인이주 노동운동협의회

(이하 41개단체)갈릴레아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산외국인노동자교회, 고양시외국인노동자샬롬의집, 곤지암다문화마을,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김해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남양주이주노동자여성센터, 대전외국인노동자와함께하는모임,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목포이주외국인상담소, 발안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부천이주노동자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남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시화외국인노동자센터, 시흥이주노동자지원센터,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안산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외국인노동자샬롬의집, 외국인이주노동자학교,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산나눔의집,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조선족복지선교센터, 천안외국인노동자센터, 천주교의정부외국인노동자상담소, 충북외국인노동자지원상담소, 포천나눔의집, 포천스리랑카친구들, 푸른시민연대, 한국교회여성연합회부설 외국인이주여성노동자상담소,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