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감동시킨 `트위터 사랑`
미숙아쌍둥이 병원비 3천만원 못내 발동동…사연 올리자 후원 쇄도
기사입력 2010.09.15 17:15:37 | 최종수정 2010.09.15 20:26:2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아기를 살려주세요."

"퇴원을 앞둔 이주 노동자 가족 미숙아 쌍둥이 1400g, 640g 아기가 있는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여기저기 등과 병원에서 지원을 해도 3000만원 넘게 지불해야 합니다. 언론사 지원도 다문화가정은 되나 이주노동자는 지원이 어렵다고 하니 고민입니다.”

지난 8월 9일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의 트위터에 올라왔던 한 사연이 결국 미숙아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한 이주노동자 부부의 아이를 살려냈다.

1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세상에 나온 세뚜와 심나 쌍둥이 자매의 부모 라주 씨(37)와 리피 씨(29)는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에 온 지 11년째인 이주 노동자다.

두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생명을 건 사투를 벌였고 미숙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수술도 여러 차례 받아야 했다.

다행히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긴 아기들은 82일 만에 인큐베이터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1억여 원에 이르는 병원비가 문제였다.

한국인 자녀 미숙아와 달리 이주노동자 자녀에겐 마땅한 지원책이 없었다. 병원에서 사방으로 뛰어 사회복지재단과 외부 기관을 설득했고, 아산재단에서 2000만원, 교보 다솜에서 1000만원을 후원받았다. 여전히 돈이 모자랐다.

이 교수가 직접 나섰다. 자신의 트위터에 안타까운 사연을 올렸다.

한 익명의 여성은 병원 홈페이지를 검색해 후원담당자를 찾아내고 먼저 전화까지 걸었다. 뒤이어 익명으로 500만원이 입금됐다. 집에 있던 아기 용품들이 전해지기도 하고, 육아용품을 사서 선물로 보낸 이들도 있었다. 아기들이 있던 신생아 중환자실에도 모금함이 마련됐다.

`사랑의 RT`와 후원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적으로 튼튼한 동생 심나가 먼저 퇴원했고, 지난 9일 언니 세뚜도 퇴원을 했다.

하지만 병원비는 여전히 다 못 갚은 상태. 그래도 힘을 낸 라주 씨는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집에 들러 한 시간 정도 딸과 놀아준 후 막차를 타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며 일을 하고 있다.

아직 남아 있는 병원비를 갚아야 하고 아기들의 후속 진료와 치료를 위해서 최대한 잔업을 많이 하려는 것이다.

[고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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