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이주노동자들의 국경 넘은 연대
베를린서 ‘이주민 현황’ 발표대회
한겨레
» 한·독 이주노동자들의 국경 넘은 연대
이주노동자들의 국경 없는 연대는 가능할까?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파키스탄·중국·미얀마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이 지난 11일 독일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확보를 위한 투쟁 경험을 배우기 위해 베를린을 찾았다. 한국과 독일의 이주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은 이날 ‘한국과 독일의 이주민 현황’ 발표 대회(사진)를 열었다.

한국 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석한 카지 샤이불 이스람(방글라데시) ‘국경 없는 연대를 향한 발걸음’(SEMIK)의 대표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문화적, 인종적 편견으로 인한 인권침해와 임금체불 등이 여전하고,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이뤄지는 폭력 등도 심한 편인 한국의 상황을 전했다.

한국의 사정을 들은 무스타파 예니 독일 금속노조 이주민위원회위원장은 “아직 독일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지만, 이곳의 사정이 (한국보다는) 나은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독일의 활동가들은 “이주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권익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기관은 노조”라며 ‘내국인 노조와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민족유럽연대 초청으로 지난 5일부터 열흘 동안 독일 곳곳을 돌아본 이주민 대표단은 40여년 전 파독 광부로, 간호사로 이주해온 한인 동포들의 삶의 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비용은 한국의 ‘민들레재단’, 독일의 ‘재분배재단’과 ‘인간의 존엄과 노동세계 재단’ 등이 후원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