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찾아 한국 왔지만 난민 인정은 하늘의 별따기" 유엔난민협약 가입 10년 넘었지만 난민 인정률은 5%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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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뒤면 한국 들어온지 딱 10년인데 아직 일도 못하고 있어요"

정치, 종교, 경제적인 탄압을 피해 자유를 찾아 한국땅으로 건너온 이들에게 한국사회는 너무 인색했다.

세계인권의 날을 하루 앞두고 국내에 체류중인 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의 난민 인정절차에 대해 입을 열었다.

버마의 소수민족 출신인 잠(37)씨는 벌써 5년째 난민허가를 받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999년 12월, 버마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정권의 탄압을 피해 국내로 들어온 잠 씨는 2004년, 출입국사무소측에 난민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신청서는 2008년에야 겨우 접수가 됐지만 과거 잠 씨가 학생비자가 끝나고도 연장을 하지 않았던 점과 여권사기를 당했던 일들이 걸림돌이 돼 잠 씨는 면접을 보러 갔다가 되려 불법체류자로 붙잡혀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6개월동안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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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에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낸 잠 씨는 "출입국사무소와 법원 모두 신청서를 한구석에 밀어두고 눈길 조차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라며 "난민들은 하나같이 자유를 위해 이 곳까지 찾아온 사람이다, 하지만 새로운 땅에서조차 자유를 얻기는 너무도 힘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잠 씨는 "그나마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은 사진이나 영상자료라도 남지 않느냐"며 "경제적 궁핍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난민이 된 사람들은 증거 조차 뚜렷하지 않아 '난민자격'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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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기본적으로 불법체류자로 보는 편견도 있는데다 난민신청자를 위한 전문통역인도 없이 재판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증거자료 불충분으로 난민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난민인권센터(NANCEN)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6월까지 현재 난민을 신청한 사람은 2,336명이나 되지만 인정된 사람은 116명에 그친다.

한국이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한지도 10년이 넘었지만 국내에서 난민인정이 된 이들은 고작해야 5%도 안되는 것이다.

다행히 2-3년만에 난민으로 인정돼 현재 국내에서 다른 난민들을 돕고있는 방글라데시 민주운동가 로넬 씨는 "난민 심사관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해 난민 허용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로넬 씨는 "개인적인 의심의 감정을 조금씩 줄여 보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난민들을 판단해줬으면 좋겠다"며 "난민이 많이 늘어난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난민과 그들의 국가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와 공부가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난민으로 인정된 버마인 네툰나잉 씨도 "한국사회가 노동자 인권이나 다문화가정 등에 대해선 관심이 많아졌지만 아직까진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시아 민주주의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난민들도 더 큰 자유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인권센터 최원근 팀장은 "과정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난민심사지만, 난민이 된 뒤에도 유엔협약이 지정한대로 일반 시민과 같은 사회보장을 받으며 살긴 힘든 상태"라며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선 행정적으로 자세하게 규정이 돼있지만 난민은 간혹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난민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llo@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