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미누가 필요하다. 미누에게 자유를!

이주노동자의방송(MWTV)의 활동가 미누(네팔)씨가 10월 8일 아침 출근길 MWTV 사무실 앞에서 잠복 중이던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원에 의해 붙잡혀 현재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머무르고 있다.

미누 씨는 1992년 입국한 이후 다양한 노동자 경험을 통해 한국에서의 이주노동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문화교류와 상호이해에 그 해결책이 있다고 믿고 새로운 활동에 그의 인생의 황금기를 바치기로 하였다.

미누 씨는 국내 최초로 다국적 이주노동자밴드 ‘스탑크랙다운’을 결성하여 수많은 공연을 통해 이주노동자의 애환을 노래하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또한 틈틈이 다문화교육을 통해 한국사회와 이주민사이의 다리역할을 하고자 하였다. 이어 2005년부터는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에서 미디어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본격적인 소통을 모색했다.

미누 씨는 이주민의 한국사회 이해를 돕기 위한 다국어뉴스와 시사토론 프로그램 등을 연출하였고, 이주노동자영화제를 통해 이주민의 문화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한국사회와의 소통을 확대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제작까지 활동영역을 넓혀 의욕적인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간의 축적된 풍부한 활동경험을 토대로 진정한 역량의 발휘가 기대되는 시점에 단속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간에 한국사회와 이주민사회가 미누 씨에게 진 빚을 상을 주진 못할 망정 강제출국으로 갚으려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미누 씨는 다문화, 다인종화 되어가는 한국사회에서의 문제들을 문화적 관점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많지 않은 이주민활동가 중 가장 역량있는 미디어활동가이자 음악인이다. 미누 씨를 강제출국한다는 것은 그간의 청춘을 바친 노력과 기여를 욕되게 하는 일이며 한국사회의 크나큰 손실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한국인과 이주민 모두 아직 미누가 필요하다. 미누의 음악과 영상은 한국인과 이주민 사이의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다리이다. 미누는 이주민 문화활동가의 한 아이콘이자 작은 불씨이다. 앞으로의 갈등 없는 다문화사회 정착과 사회통합은 이 작은 불씨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미누에게 자유를 주고 자유로운 활동의 생태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단속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노래하게 하여야 한다. 이것이 한국사회에 대한 그의 기여에 보답하는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정부가 미누를 즉각 석방하고, 특별체류허가를 주어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미누에게 자유를!!

2009년 10월12일
이주노동자의방송 MW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