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신문, 韓 반인종차별법 논란 첫 소개
| 기사입력 2009-09-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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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인도 언론이 한국의 반인종차별법 제정 논란을 처음으로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현지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는 23일 1면 하단에 게재한 '피해자의 승리, 인도인 한국의 반인종주의에 영감을 불어 넣다' 제하 기사에서 한국의 반인종차별법 제정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보노지트 후세인(28) 성공회대 연구교수를 집중 소개했다.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에서 활동중인 그는 지난 7월 서울의 버스에 탔다가 술취한 한국인 남성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하자 그 남자를 고소하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결국 이 사건은 한민족의 순혈주의에 가려져 있던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현실에 대한 논란을 촉발했고 반인종차별법 입법 추진으로까지 이어졌다.

신문은 "후세인은 자신이 한국에서 역사를 창조하리라 상상도 못했지만, 그는 어쨌든 한국의 첫 반인종차별법 제정 노력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인 승객 박모씨가 후세인에게 '더러운 XXX', '아랍인'이라고 모욕을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어떤 사람들은 내 피부색 때문에 나를 가난한 이주 노동자로 간주한다"는 후세인의 말도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 이 남성이 후세인과 동승한 한국인 여성에게 '까만 놈(Black guy)과 데이트하니 좋으냐?'고 냥거렷으며, 심지어 이 여성을 발로 차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타임스는 이어 13면에서 '그의 핏속에는 불의와 싸우는 본성이 있다' 제하의 관련 기사에서 후세인이 인도 아삼주에서 발생되는 일간지 아소미야 프라티딘의 편집장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신문은 이처럼 후세인이 동북부의 오지인 아삼주 출신 학생으로 인도 델리대 재학중에 경험했던 차별이 그의 연구 과제중 일부가 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후세인은 "내 연구의 일부는 인도 사회의 인종주의에 대한 언급"이라며 "이는 일부 동북부 출신 학생들이 모욕과 폭력의 대상이 됐던 델리대 재학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