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고용 허가제 5년, 불안전 고용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고용허가제 시행 5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지역 연대회의(이하 대구이주연대회의)는 8월 16일 오후 3시 대구백화점 앞에서 약 10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기만적인 고용허가제 폐지! 이주노동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가졌습니다.



이 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네팔노동자 B씨는 발언을 통해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온 지 6개월이 되었습니다. 12시간 일해서 90만원을 받습니다. 한국말을 잘 못해 처음에는 그냥 있다가 한국말을 조금 알게 되었을 때, 월급이 너무 작다고 이야기를 하니 사장님이 다른 회사도 똑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월급이 너무 작아 회사를 옮기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니 사장님이 너는 3년동안 계속 이 공장에서 일해야 한다. 안그러면 너네 나라로 가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EPS 시스템에서는 맘대로 회사를 옮길 수 없습니다. 문제 있어도 바꿀 수 없습니다. 나쁜 시스템은 없어져야 합니다."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온 T씨는
"모두 한국에서 잘 지내십니까? 우리는 잘 지내 못합니다. 우리는 일자리하고 비자때문에 힘이 듭니다. 우리에게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아파도 병원에 맘대로 가지 못합니다. 우리 공장에 친구가 아파서 사장님께 병원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병원에 가지 말라고 이야기를 합니다."라며 한국생활에서의 고된 삶을 풀어놓기도 했습니다.



대구이주연대회의 박순종 공동대표는
"산업연수생제도가 폐지되고 고용허가제가 시작된 지 5년이 흘렀습니다. 처음 고용허가제를 시작할 때 조금의 기대를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연수생이 아니고 노동자라고 하는 것을 인정을 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러나 지금의 고용허가제는 노예제도입니다. 노예를 만드는제도 입니다. 고용허가제는 사업주의 이득을 위해 만든 제도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은 무시하고 어떻게 하면 싼값에 부려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제도입니다."라며 고용허가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은 ANTI EPS! 의 목소리를 높이며
한국땅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옭죄는 "고용허가제" "강제추방" "이주노동자 차별"이라는 세가지를 온몸으로 터트리고 가두행진에 나섰습니다.



한국땅에서 멸시받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국사람들에게 직접 선전물도 나눠주고 우리의 요구를 큰 목소리로 외치면서 힘차게 가두행진을 했습니다.



가두행진을 마치고 마무리 발언에서 김헌주 경북일반노조부위원장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다녀오기도 하고 즐기고 있기도 합니다. 이주노동자들도 그런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싶어합니다. 우스개소리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제주도에 놀러 한번 다녀오는게 소원입니다. 하지만, 비자가 없어 맘대로 다니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런 구호를 외쳐봅니다. [노동비자 쟁취하여 제주도로 놀러가자.] 우습게 들리실 지도 모르지만 이 고용허가제 때문에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미등록이 되고 미등록이 된 이주노동자들은 비자가 없다는 사실때문에 놀러는 커녕, 길거리에 맘대로 다니지 못합니다." 라며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대구이주연대회의는 17일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고용허가제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고용허가제의 문제와 이주노동자의 사후관리를 민간업체에 넘기려고 하는 것에 대한 대구지방노동청의 입장을 듣고 이를 규탄하는 면담을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19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 앞에서 임금삭감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집중집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