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영진기업지회 이주노동자 고용보장 합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회사의 회유·협박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2010년 02월 01일 (월) 김상민 선전부장 edit@ilabor.org

작년 말 이주노동자 7명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켰던 경주 영진기업지회(지회장 김태연)의 2010년 단체교섭이 타결됐다.

경주지부(지부장 한효섭)는 1월29일 오전 10시 영진기업 노사 교섭위원들이 모인가운데 ‘단체교섭 조인식’을 갖고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에 서명했다. 총 67조와 부칙 6조로 구성된 단체협약 내용 중 24조[이주노동자]에 대해, 노사는 ‘회사가 이주노동자를 채용 및 계약해지 하고자 할 때는 조합 및 지회와 사전 합의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작년 11월 신규로 설립된 영진기업지회는 보복성 부당해고 등 회사의 노조탄압에 시달려 야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 정도 되기 때문에 내국인 조합원들만으로는 충분한 투쟁력이 확보되지 않았었다. 이에 지회는 단협 체결 후에 진행하려고 했던 이주노동자 조직화를 앞당겨 12월말 7명(베트남 5, 미얀마 2)을 조합에 가입시켰다.

김 지회장은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유니온샵 등 요구사항을 완전히 관철시키지는 못했지만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에 일정정도 성과를 얻었다”며 “향후 완전한 승리를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지회는 통역사를 이용한 조합원 교육 등 이주민 조합원들을 위한 활동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노조는 지난달 31일 경주지부, 영진기업지회 및 지역의 이주노동자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이주노동자들의 고충과 이와 관련된 노조의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한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온갖 회유와 탄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함께한 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같은 노동자로서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을 환영한다”며 “금속노조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금속노조에는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인도네시아 노동자 11명), 경주지부 영진기업지회(베트남 5명, 미얀마 2명), 경남지부 한국보그워너시에스(베트남 3명) 등 21명의 이주노동자가 가입해 있다. 이 중 대구지부 삼우정밀지회의 이주노동자 무나식 조합원(인도네시아)은 1월 27일 서울 88체육관에서 열린 금속노조 26차 정기대의원대회에 비정규직 할당 대의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노조는 2010년 이주노동자와 관련해 △이주노동자 노조가입 사업 지원 △통역․번역 지원 △이주노동자 조합원 교안 제작 등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65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지난 1월27일 26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이 내용을 포함한 예산안이 통과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