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출입국사무소 인권 사각 여전
[ 2009-02-13 10:58:34 ]

전남CBS 고영호 기자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이하 출입국사무소)가 보호실 안과 밖을 여전히 육중한 쇠창살로 유지하고 있는 등 이주 노동자가 생활하는 데 인권 침해 요소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출입국사무소 보호실 출입문은 육중한 철창문으로 돼 있으며 각층 벽면 창틀에도 쇠파이프가 촘촘히 박혀 있다.

이주 노동자들과 수 년간 상담해온 여수 솔샘교회 정병진 목사는 지난해 7월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방문 보고서에서 이런 문 형태가 "이주 노동자에게 '죄인'이라는 자괴감을 심어줘 한 평생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입국사무소는 또 같은 국적의 이주 노동자들을 동시에 수용하면서 서로 다른 보호실로 배치해 고립감을 키운다는 평가다.

정 목사는 "최근에 필리핀 국적의 이주 노동자 4명이 수용됐는데 각각 방을 따로 쓰게 됐다"며 "대화 상대로 없이 하루하루 혼자서 그냥 보내야 했다"고 귀띔했다.

정 목사는 특히 구내 매점이 없기 때문에 출입국사무소에 수용된 이주 노동자들이 생필품을 외부에서 구입할 수 밖에 없어 출입국사무소 직원과의 친소 관계가 변수로 대두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직원이 선의로 생필품을 전달하는 일을 하지만 직원과 '내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보호실 안에 이상한 물건도 반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비 차원에서 문을 쇠파이프 재질 이외의 것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같은 국적의 이주 노동자를 분산 수용한 것은 수급 여건상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매점 또한 전국 대부분의 출입국사무소나 보호소에 없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회가 지난해 현장 조사까지 했지만 여수출입국사무소 수용자에 대한 일부 환경 개선은 요원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