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제위기에 인종범죄 기승 우려(종합)
기사입력 2009-02-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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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조직, `테러 대상 명단'까지 보내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러시아가 경제 위기가 악화하면서 올해 인종 혐오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 극우단체가 러시아 인권단체인 `소바센터'에 올해 자신들이 노리는 테러 대상자 명단까지 보내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소바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극우주의와 스킨헤드 조직들이 이번 경제 위기를 인종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벌써 올해들서만 러시아 전역에서 인종 범죄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고서는 또 이주 노동자들에게 반감을 보이는 친크렘린 청년 그룹의 활동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젊은 수비대'라는 친크렘린 청년 조직은 `우리 국민에게 우리 돈을'이란 기치를 내걸고 집회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단체 간부는 모스크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종혐오 주의를 조장하지 않으며 우리는 단지 금융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이주 노동자가 아닌 러시아 국민을 돌봐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위기 이후 러시아 스킨헤드와 극우주의자들은 유색인종이 그들의 일터를 빼앗고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고 각종 인종 혐오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바센터의 갈리나 코즈히브니코바 소장은 "그동안 하부문화(Subculture)에서 활동하던 스킨헤드와 인종혐오주의 조직들이 이제 내놓고 인종혐오 운동을 전개하는 등 세력을 키우고 있다."라면서 "특히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는다는 구실로 극우주의 단체에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AFP 통신에 "지난 8일 한 네오나치주의 조직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으며 그 안에는 나를 포함해 학자와 인권운동가, 언론인의 이름이 가득했다."라면서 "그들은 내가 하는 일 때문에 나와 내 동료를 죽일 것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극우주의자들은 인권운동가들이 소수 민족을 옹호하는데 반발, 인권단체 홈페이지에 그들을 위협하는 글을 종종 올려왔다.

코즈히브니코바는 "지난해 집 주소가 공개된 적이 있지만 이런 편지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2007년 각종 인종범죄로 85명이 숨지고 605명이 부상했으며 지난해에는 97명이 숨지고 42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