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허리띠 더 졸라매야죠"]  

이주노동자방송의 혹독한 겨울나기

이주노동자방송(MWTV)이 외부 지원의 중단으로 '유노동 무임금'의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애환을 보도하는 등으로 이주 노동자에게 '마음의 고향' 역할을 해 온 MWTV는 지난해 10월 시민방송 RTV가 재정지원 중단을 통보한 뒤 인터넷TV 전환, 조직개편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미누(네팔) 상임대표는 8일 "지난해 12월부터 RTV의 재정지원이 모두 끊긴 뒤 TV제작물의 무료송출 방송국을 물색하거나 후원금 모금에 나서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위기 타개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후원금은 지난해 12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300만원과 개인 후원자의 소액 기부금이 전부다.

MWTV는 국내 유일의 퍼블릭 액세스(시청자제작) 전문채널인 RTV에 매달 프로그램 두 편을 제공하고 지원금으로 560만원을 받아 이를 제작비와 운영비 등으로 충당해왔다.

그러나 TV프로그램 판매처를 구하지 못해 이달부터는 인터넷으로만 방영하고 직원 4명의 월급도 못 주게 됐다.

미누 대표는 2월 초 11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과 후원자 등이 참여하는 총회를 열어 조직개편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운틴툰(미얀마) 프로그램 팀장을 비롯한 이 방송국의 직원들은 "개미 허리(저소득자)이지만 허리띠를 한층 졸라매서라도 방송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방송을 계속해달라는 이주민의 격려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이주민 5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밴드 '스톱 크랙다운(Stop Crack Down)'은 조만간 MWTV 기금 조성을 위한 공연 개최를 검토 중이다. 문의 ☎02-776-0455, 메일(mwtv@hanmail.net)

duckhw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