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300인 "차별 대신 차이를 존중하는 다문화 사회 만들자"
'세계 이주민의 날' 문화ㆍ예술ㆍ지식인 선언

[ⓒ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정부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강압적인 단속을 중지하고 노예제와 다름없는 이주 노동자의 고용허가제를 개선하라."

도종환(시인), 박찬욱(영화감독), 박노자(오슬로대 교수), 홍세화(한겨레신문 기획위원) 씨 등 문화, 예술계 인사 300명이 17일 유엔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외국 이주민의 인권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 명동성당 옆 포탈라 레스토랑에 모인 이들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의 박상환 의장이 낭독한 '차별 대신 차이를 존중하는 다문화 사회를 위하여 - 세계 이주 노동자의 날에 즈음한 문화ㆍ예술ㆍ지식인 선언' 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법무부가 최근 '불법' 외국인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이주민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는 이어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비전문 외국인력 정책개선방안'은 "`노예허가제'로 불려 온 고용허가제를 한층 개악한 것"이라며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보호 등을 위해 전향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이주 노동자 문제는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의 의식이 어디에 와 있는지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후진국 출신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폐쇄적인 순혈 민족주의 담론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압적인 단속 중지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개선 ▲중국국적 동포에 한해 재외동포법을 적용하지 않는 차별 시정 ▲사회통합교육 이수 의무화 내용의 국적법 개악 방침 철회 ▲다문화 인권사회를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 마련 등 5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날 선언에는 구효서, 공지영(이상 소설가) 씨 등 문학인과 정지영(감독), 문소리(배우) 씨를 비롯한 영화인, 손호철(서강대), 오세철(연세대) 교수 등 학계 인사, 또 홍성담 씨와 박준 씨 등 미술 및 음악계 인사가 참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