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고시원 화재사건과 중국동포

중국동포에 대한 근본적인 처우대책마련을 촉구한다!

   지난 1월 7일에 경기도 이천의 냉동 창고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여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40명이 사망했던 사건을 기억한다. 그중 중국동포 13명과 우즈베키스탄 1명이 참혹한 주검으로 못다 한 '코리안 드림'속에 묻혔다. 그 아픔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선명하다. 세간에 화재가 되었던 '외계인 마스크'를 쓴 중국동포 임춘월씨. 이천 냉동 창고 화재로 전신 40%의 3도 중화상을 입고 11번의 수술을 한 중국동포 임춘월씨. 그는 지금도 화마와 거친 싸움을 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응어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또 한 번의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고시원에서 흉기·방화로 인해 중국동포들이 희생되었다. 화려한 도시의 그늘에 가려진 쪽방. 힘겨운 삶의 안식을 위해 지친 몸을 내맡기며 새벽녘 단잠을 이루던 그들에게 하루 밤은 그토록 잔인했다. 탈출구 없는 고시원의 화재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 떨어야 했던 중국동포들. 생사의 기로에서 유일한 희망처럼 비쳐진 불빛은 날카로운 칼날과 처절한 비명으로 되돌아 왔다.

   중국동포. 그들은 우리의 동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재중동포와 재러동포는 1948년 이전에 출국했다는 이유만으로 동포로써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고향 땅을 찾은 동포 노동자가 미등록 체류(불법체류)라고 수갑에 채워져서 쫓겨나는 비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미 국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대통령의 공포 이후에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단지 중국동포는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계층인 노동자로 구분된다. 그러기에 중국동포들은 동포가 아닌 외국인노동자다. 우리는 중국동포들에게 '외계인의 마스크'를 씌워 놓고 있다. 우리 사회 스스로가 중국동포들을 가리려 한다.

   지난 2007년 여수외국인보호소에서도 10명의 중국동포를 포함한 이주노동자가 쇠창살에 갇혀 화마 속에 목숨을 잃었다. 이중으로 된 쇠창살에 갇혀 절규의 탄식 속에 죽어갔다. 지금도 중국동포들은 신음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창살에 가려져 살아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창살을 거두어 내야 한다. 중국동포들이 더 이상 이 땅에 죽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들의 원혼이 더 이상 갈 곳 없이 헤매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발생한 논현동 D고시원 화재에 있어 정부에서는 중국동포에 대한 사고 경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동포에 대한 깊은 유대감과 신뢰의 바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와 조의를 표함으로 비통하게 죽음을 맞은 중국동포들에 대한 위로가 될 것이다.

   아울러, 차후에는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후대책에 대한 철저한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중국동포에 대한 전면적인 대책마련이 이루어 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외국인 100만 시대라고 하지만 중국동포에 대한 정책에 있어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법이 보장하고 있는 중국동포의 자유왕래가 보장되고, 그들도 우리의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정책적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 중국동포에 대한 사고 경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

- 재발방지책에 대한 명확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 전면적인 재외동포법 시행과 자유왕래를 촉구한다!

2008년 10월 21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하 40개단체, 갈릴레아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산외국인노동자교회, 고양시외국인노동자샬롬의집, 광주외국인노동자센타, 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김해YMCA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남양주이주노동자여성센터, 대전외국인노동자와함께하는모임,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목포이주외국인상담센터, 발안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부천이주노동자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타, 서울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남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시화외국인노동자센터, 시흥이주노동자지원센터,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안산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양주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외국인노동자샬롬의집, 외국인노동자학교,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산나눔의집,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조선족복지선교센터, 천안외국인노동자센터, 천주교의정부이주노동자상담소, 충북외국인이주노동자지원센터, 포천나눔의집, 포천스리랑카친구들, 푸른시민연대, 한국교회여성연합회부설외국인이주여성노동자상담소,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