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실직 이민자 돈 주고 본국 보낸다"
기사입력 2008-09-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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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 시행..스페인 건설 붐 붕괴 여파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스페인 정부는 일자리가 없는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돌려 보내기 위해 일시불로 실직 수당을 지급하는 고육책을 들고 나왔다.

셀레스티노 코르바초 노동.이민장관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령은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한 달 후에 본격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계획은 스페인 내에서 일자리가 없지만 현재 다양한 실업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는 비(非) EU(유럽연합) 국민 수만 명을 겨냥한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만일 이들 이민자들이 체류증 취득과 일하는 것을 포기하면 수당의 40%를 지급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나머지 60%의 수당을 지급한다.

이 프로그램은 스페인이 상호 협력에 따라 사회보장 혜택을 주기로 한 19개 비 EU회원국 출신의 국민들에게 적용되며 전적으로 자발적인 판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일시불 실직 수당을 지급받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3년동안 스페인으로 돌아오지 않기로 서약해야 한다. 하지만 3년의 시간이 경과하면 체류증을 신청하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스페인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스페인 정부의 방침은 그 동안 라틴 아메리카, 북아프리카, 동유럽 출신의 비숙련 노동자들의 주요 고용 창출원 역할을 해오면서 지난 10여년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건설산업이 붕괴된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전체 16만5천명 가량의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당장 1만여명이 이 계획에 동조해 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전했다.

이 신문은 "이런 계획은 한때 호황을 구가하며 주변국의 부러움을 샀던 스페인 경제가 얼마나 어려움에 직면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