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의 이주노동자 단속을 규탄한다.

11월 1일 오후 3시반 경,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검 구릉 동지가 작업장 안까지 들이닥친 단속반과 파출소 경찰들에 붙잡혀 연행됐다. 이 자들은 영장도 제시하지 않고 검 구릉 동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수갑을 채워 끌고 나갔고 같은 공장에 일하던 한 네팔 여성도 함께 연행해 갔다.

민주노동당 종로지역위 창신·숭인분회 당원이기도 한 검 구릉 동지는 가장 열의 있고 헌신적인 이주노조 활동가 중 한 명이다. 이주노조 동대문 분회장이기도 한 검 구릉 동지는 정부의 단속추방 정책에 항의해 이주노동자들을 투쟁으로 조직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을 당원으로 조직하는 등 당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최근 이주노동자 운동 내 주요 활동가들이 정부의 계속된 단속과 표적 탄압 때문에 체포되고 추방되고 있다. 얼마 전 이주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을 비롯해 의정부지역 분회장 및 대의원들도 잡혀갔다. 출입국관리소는 이주노조 사무실 앞에 버젓이 단속차량을 대고 15명의 이주노조 조합원들을 연행해 가기도 했다.

가족을 고향에 둔 채 검 구릉 동지가 십수 년을 일해 온 의류업종은 각종 미세 먼지로 가득한 전형적인 3D업종이었다. 검 동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끊이지 않는 잔 기침과 가슴 통증에도 제대로 된 휴일도 없이 성실히 일해 왔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그에게 준 것이라고는 ‘불법’이라는 딱지였다.

검 구릉 동지가 단속되기 일주일 전, 한 한국인 남성이 일자리를 구한다며 공장에 들렀다고 한다. 그런데 공장에 들이 닥친 파출소 경찰들과 출입국관리소 직원 중에는 그 남성이 포함돼 있었다. 출입국관리소가 단속을 위해 야비하게도 구직자로 위장해 사전 답사까지 한 것이다.

정부는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3년이 되는 올 하반기부터 체류 기한을 넘긴 체류자가 급증할까 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더욱 심각해진 단속으로 이주노동자들은 출퇴근이 불안하고, 거리를 마음 놓고 걸어 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며 언제 닥칠지 모를 단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공장, 시장, 버스, 지하철에서 늘 마주치는 우리들의 친구이자 이웃이다. 지난 여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이주노동자, 난민, 외국인 여성 배우자 지위 등에 대한 광범한 차별을 지적하며 한국 정부에게 “인종 우월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야만적인 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11월 3일
민주노동당 종로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