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노조, '눈물의' 노사합의안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8.08.29 20:27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손해배상 소송 취하, 징계 해제 등 언급 없어]
이랜드 그룹 계열인 뉴코아 노사가 29일 노사분쟁 400여일 만에 공동 합의안을 발표함에 따라

비정규직 투쟁의 정점에 섰던 뉴코아 노사문제가 일단 진화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뉴코아노조는 사측의 계산직군 외주화를 인정해주며 한 발 물러섰고 사측은 외주화로 인해 계약기간이 만료된 직원 36명을 전원 재고용키로 합의했다. 이례적으로 2010년까지 노사 무분규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노조가 노동 쟁의권을 스스로 양보한 것.

하지만 이번 합의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상의 미사여구와 달리, 이랜드 그룹이 조합원 수 십 명을 대상으로 징계를 취하면서 노조를 압박한 결과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사측이 재고용키로 한 비정규직 36명은 복직이 아닌 신규 고용이라 기존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해고된 노조 간부 18명의 복직에 대한 언급도 없다. 사측이 노조와 조합원 개인에게 제기한 35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문제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뉴코아 홍보팀 관계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노사 간 교감이 이뤄졌다"면서도 "소송 취하나 징계 해제와 관련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뉴코아노조가 사측의 압박에 지쳐 손을 들어줬다는 결론이다. 뉴코아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상당수가 생계문제로 노조를 이탈했고, 이 때문에 집회를 열기도 여의치 않았다.

여기에 노조 간부 18명이 해고되고, 27명의 조합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징계를 당하면서 뉴코아노조는 와해 위기에 처했다.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홈에버노조) 위원장은 "뉴코아노조와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며 "뉴코아노조의 합의내용이 우리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곤혹스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코아노조가 정규직 중심이라면 이랜드일반노조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섞여있고 전 직원의 1/5만 조합원으로 가입돼있는 소수 노조다. 하지만 양 노조는 지난해 6월 공동파업을 진행하며 보조를 맞췄었다.

뉴코아노조가 사측과 합의했지만 이랜드일반노조는 아직 이랜드 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랜드 그룹이 홈에버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매각함에 따라 노사 협의는 더욱 평행선을 긋고 있다.

이랜드 사측은 홈에버 매각 완료를 앞두고 이미 복직한 조합원들까지 포함해 60여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홈에버의 새 주인이 될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아직 경영권을 인수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랜드일반노조와의 대화를 기피하고 있다.

이랜드가 어차피 매각할 회사의 조합원 수십명에게 징계를 주려는 건 결국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게 향후 노조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협상 카드를 쥐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위워장은 "이랜드는 이번 기회에 노조를 아예 유명무실화하려는 것 같다"며 "이미 직장으로 복귀한 조합원에게까지 징계소환장을 보내 압박하고 있다. 뉴코아노조도 이에 대한 압박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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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 불씨는 꺼졌지만..이랜드 노사는 여전히 `평행선'>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8.29 16:31 | 최종수정 2008.08.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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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이랜드 그룹 계열인 뉴코아 노사가 29일 400여일 만에 합의안을 발표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비정규직 투쟁의 한 축이었던 뉴코아 노사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랜드 그룹과 이랜드일반노조 양측은 여전히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노사분규 해결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뉴코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26일 노조 측과 계산직군(Cashier) 외주화로 인해 계약이 만료됐던 36명을 재고용하는 내용에 잠정 합의한 뒤 29일 단체협약 합의안 조인식을 갖고 `노사화합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또 그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문제인 징계 해고자들에 대한 복직 문제와 사측이 노조 개인과 조합을 상대로 낸 35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문제 역시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결하는 데 교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간 파업과 쟁의 활동의 지도부로서 노조 활동을 이끌었던 노조 간부들의 복직을 확실히 보장해주지 않고 손배 가압류를 철회하지 않는 것은 사측이 노조 활동을 말살시켜 비정규직 문제 등 노사문제를 무마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히 그간 뉴코아노조와 함께 이랜드 사측을 상대로 싸워왔던 이랜드일반노조는 이와 같은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랜드일반노조 이남신 수석부위원장은 "이랜드 측은 노조 간부 개개인에 수억원씩의 손배를 청구해놓은 상태로, 대화나 교섭을 위한 일체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이 이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는 이상 대화의 여지가 없다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조의 입장에 대해 이랜드 측은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며 계속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노조와의 교섭은 법과 원칙의 틀에서 가능한 것인데, 노조가 파업과 쟁의 등으로 그동안 영업에 끼친 막대한 손해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노조 활동으로 인해 지난 20여년간 이랜드가 쌓아온 기업이미지가 한꺼번에 무너진 것에 대한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말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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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일만에 뉴코아 돌아가는 노동자, 그러나
오마이뉴스 | 기사입력 2008.08.29 18:23

[[오마이뉴스 선대식 기자]



지난해 '이랜드 사태'로 뉴코아에서 쫓겨났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434일 만에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하지만 회사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노조가 와해 위기에 처해,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양 뉴코아 사장과 박양수 뉴코아 노조위원장은 29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평촌 뉴코아 아울렛에서 만나 계산원 외주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 36명을 재고용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또 노사화합공동선언을 통해 회사는 직원의 고용안정 및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노조는 2010년까지 파업을 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하지만 이날 합의는 힘이 떨어진 노조가 회사 쪽의 주장을 대부분 들어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계문제로 노조를 이탈해 최근 집회를 열기도 힘들었던 상황에서, 노조는 협상 테이블에서 회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노조 내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한 정규직 조합원은 이날 합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오늘 합의 결과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외주화 철회' 요구는 끝내 반영 안돼

이날 합의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의 원인이었던 외주화 철회라는 노조의 주장은 반영되지 못했다. 노조는 "외주화를 추진할 때 노조와 협의를 거쳐 시행한다"는 단서조항을 얻어내긴 했지만, 외주화로 인한 비정규직 대량해고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게 됐다.

노병규 이랜드그룹 홍보팀 부장은 "파업의 발단이 된 게 외주화 문제였는데, 노조가 그간의 주장을 철회하고 외주화가 회사 경영상의 부분임을 인정했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노사 간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징계·손해배상 철회 여부 역시 "철회는 없다"는 회사의 주장이 관철됐다. 노병규 부장은 "법과 원칙의 틀 안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노조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박양수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8명 해고를 당한 것을 비롯해, 모두 27명의 조합원이 징계를 당했다. 또 노조는 모두 35억원의 손해배상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실상 노조가 와해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조 와해나 이로 인한 어용 노조 탄생이 현실화될 경우, 정규직 노동자 역시 고용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뉴코아 노조를 잘 알고 있는 한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전직 간부는 "최근 뉴코아 노조는 준비가 안 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현 노조 임기도 아닌 2010년까지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등의 오늘 합의 내용을 보면, 노조 존립이 매우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36명 재고용 문제의 경우,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불안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계산원 업무는 이미 외주화가 마무리돼 돌아갈 자리가 없다. 또한 이들은 1년 계약직으로, 1년 후 계약연장이 안 되면, 일터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들 36명은 끝까지 투쟁현장에 남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노조는 당초 "비정규직 노동자 350여명이 외주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복직을 요구했지만, 결국 이날 합의로 나머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뉴코아 복직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랜드 일반노조 "두 달만에 교섭했는데, 내용이 없다"

현재 뉴코아 노조 집행부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뉴코아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코아 노조와 함께 투쟁을 해왔던 이랜드 일반노조는 사태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홈에버가 곧 홈플러스에 인수될 예정이라, 회사는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홍윤경 이랜드 일반노조 사무국장은 "28일 두 달 만에 교섭했는데, 내용이 전혀 없다, 또한 회사가 지난주 조합원 60여명을 징계위원회로 회부했다"며 "이랜드와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이번 추석에도 '타격 투쟁'에 나선다. 다음달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신촌 이랜드 본사나 홈에버 주요 매장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홈플러스와의 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