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인종차별'행위 첫 공론화http://migrant.kr/?document_srl=264982009.07.28 08:59:15 (*.142.108.180) 1080언론사 연합뉴스  
보도날짜 2009.07.28  
기자명 양태삼기자  
원문보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784739  





' 성.인종 차별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성.인종 차별 대책위원회(가칭)'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차별피해자들의 발언을 듣고 대책위의 입장과 활동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마붑알엄 이주노동자영화제 집행위원장, 정혜실 다문화가족협회 공동대표, 토나 이욤비씨. 2009.7.27 jieunlee@yna.co.kr  

  외국인이 버스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듣고 이를 경찰에 신고한 다음 이를 인권단체와 함께 공론화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인도인으로 2년 전 한국에 온 보노짓 후세인(28) 씨는 한국인 여성 동료와 함께 지난 10일 밤 9시15분께 버스를 타고 경기도 부천시청 근처를 지나다 한 한국인 남성으로부터 '냄새나, 더러워'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고 이에 항의하는 한국인 여성 역시 '조선X 맞냐'는 말을 다른 승객과 함께 들었다.

이들은 인근 부천 중부경찰서로 그를 데려갔고 이어 인근 계남지구대의 조사를 받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외려 경찰이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수 차례 들었다.

성공회대학교 연구원인 후세인 씨는 27일 밤 서울 종로구 숭인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실을 폭로했다. 이들과 한국인 남성은 서로 모욕죄로 고소한 상태이며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번 사건은 유색 외국인이 인종차별을 이유로 경찰에 고발한 것은 최초의 일이고, 특히 함께 있던 여성도 성 비하 발언을 들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여성 및 이주인권단체가 가세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노짓 씨는 회견에서 "한국인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태도는 자주 겪는 일이지만 이번 경우는 심했다"면서 "이슬람교도는 나쁘다거나 열등하다는 말과 태도는 인종차별적일 뿐 아니라 새로운 제국주의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 성.인종 차별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마붑알엄(왼쪽 두번째) 이주노동자영화제 집행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열린 '성.인종 차별 대책위원회(가칭)' 기자회견에서 이주민에 대한 인종주의적 차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09.7.27 jieunlee@yna.co.kr  

그는 이어 "점점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에 살고 있는데 이런 인종차별적 문제나 태도는 이주민보다 장차 한국인 자신에게 더 많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이런 잘못된 태도를 바로잡을 적기"라고 말했다.

회견에 배석한 당사자인 한국인 여성 역시 "그 남성을 처벌해야 할 뿐 아니라 사회 이슈화해서 공론화해야 한다"며 "이 사건은 한국 남성의 가부장적 시각과 인종차별적 태도가 결합해 한국인 여성을 비하하고 한국인 여성의 성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접한 성공회대학교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다문화가족협회,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의방송 등 이주민 인권 단체들은 '성·인종차별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다른 단체와 개인의 참여를 이끄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 경찰 행위의 적절성을 조사할 것을 진정키로 하고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을 통해 "한국 사회의 근저에 있는 다양한 차별이 인종주의와 결합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심각성을 더한다"며 "이런 문제가 가시화, 공론화되지 못한 것에 대해 시민사회는 반성하고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종차별 대책과 절차를 세우고 교육하는 등 제도적 대책 수립을 관련 부처에 요구하는 한편 토론회와 언론 기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