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이주노동자 문화활동가 미누를 즉각 석방하라

반인권 정부임을 스스로 증명한 이명박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과 표적단속

  

“한국에서 말하는 희망사회 있잖아. 나는 한국에서 18년을 살았는데 그 희망을 어디에서 찾아야하는지 모르겠어. 한국에서 일하고, 노래하고 살아왔는데 지금은 여기(외국인보호소)에 있잖아.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네팔에 가지 못하고 울지도 못했어. 나는... 어제 여기서 눈물을 흘렸어. 나는 한국에서 희망조차 꿈꾸지 못하는 사람인건가? 한국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 내가 한국에서 살아갈 가치조차 없는 사람이었는지. 18년이라는 시간이 헛된 것이었는지.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한국이 너무 슬프다.”  

-2009년 10월 09일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지난 10월 8일 네팔 태생의 이주노동자 문화활동가 한 명이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원들에 의하여 붙잡혀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었다. 위 글은 그가 보호소에서 인권단체활동가들에게 전한 말이다.

본명은 미노드 목탄으로 한국에선 미누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1992년 한국에 입국하여 지금까지 18년간 한편으론 한국사회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노동자로서, 또한 이주민으로서 차별을 견디며 주위에서 고통 받는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인권활동 및 문화활동을 해왔다.

그는 "Stopcrackdown"이라는 다국적밴드를 만들어 이주노동자들의 분노와 절망을 노래하면서 한국의 인권 수준에 대해서 자각하게 만들었고 한편으로는 지친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다. 2007년, 2008년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MWTV의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먼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많은 이주노동자와 이주민들을 보듬어 주었다.

그는 기회가 되면 언론에 출연하고 강연을 통해 이주민들과 한국 사회의 가교 역할을 하였다. 그는 여기서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서 받는 차별을 증언했고 한국 사회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갖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미누 활동가에 대한 단속이 10월 이후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집중 단속을 예고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이룬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활동을 한 것이 그들 눈엣가시였나보다. 이후 미누가 강제로 출국당하여 네팔로 추방당한다면 이는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반노동적 정부에 반인권적 정부임을 스스로 증명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진보신당은 지금 당장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집중단속을 당장 중지하고 수감된 미누에 대한 강제퇴거 절차 진행을 중지할 것과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 이는 이명박 정부 스스로 이야기한 한국 사회 모든 구성원이 어우러지는 다문화사회를 이루고자하는 의지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취해야 하는 최소한의 조치다.

  

  

2009년 10월 16일

진보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