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점거 농성 투쟁을 지지하며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노동자들처럼 주말에는 쉬어야 한다는 요구만으로 포항 건설 노조 조합원 300명이 해고당했다. 주 5일제, 하루 8시간 노동, 안전장비의 지급 및 산재 처리 등 건설 노동자들이 응당 보장받아야 하는 요구들을 포스코 자본과 경찰들은 불법으로 매도하기에 바쁘다. 합법적인 노동자 대우를 요구하는 건설 노동자들에게 자본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현장에서의 노동을 고통스럽게 하고, 탄압을 떨치고 일어난 많은 동지들의 정당한 투쟁을 불법 파업으로 매도하기에 바쁘다. 조합원 동지들은 경찰들의 불법 폭력에 맞서 가열 찬 농성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들은 잔혹한 폭행으로 조합원을 사경에 이르도록 방치했는가 하면, 식료품을 자기 것인 것 마냥 빼앗아 먹기까지 하는 등 치사한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영남노동자대회가 열린 19일에는 조합원 동지를 만나길 원하는 가족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으면서 임신부의 배를 걷어차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이들 뒤에서 웃음 짓고 있는 이들은 포스코 자본을 살찌우는 데 급급한 인간들이다. 농성장에 대한 단전단수, 식료품 지급 금지 등의 야만적인 탄압을 저지르면서 조합원 동지들의 투쟁 의지를 꺾으려는 경찰들은 철저히 포스코 자본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 자본의 본질,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수는 없다!

포스코에는 노조가 없다. 박정희 쿠테타의 배후 인물이기도 한 박태준은 포스코 건설 이후 일관되게 노동자 매수 정책을 펴왔다. 현장 관리자나 정규직들은 연봉 10억이 넘어서고 있지만 일용직 노동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자비한 탄압을 당하고 있는 건설 노동자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도 근근이 유지될 수 있는 정도다. 포스코는 조중동 등의 언론을 장악하면서 매 조간신문 1면자에 ‘포스코 파업 때문에 지역 경제가 무너진다’는 헛소리들을 해대고 있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청년회 협의회 등의 관변 단체들은 ‘신속한 노사합의를 바란다’는 플랜카드를 포항 곳곳에 내걸고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건설 노동자들이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선동은 헛소리이다. 지역 경제란 지역에서 가진 자들의 경제, 박태준 같은 자들을 비호하는 자들을 위한 경제일 뿐, 노동자와 많은 민중들을 위한 경제는 아니다. 오히려 포항은 포스코 건물이 있는 남구의 지곡동을 한국의 베버리힐즈라 불리울 정도로 포스코에서 일하는 관리자, 고위층 노동자와 그 가족만을 위한 지역으로 조직해왔다.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고 하니 포항 지역민들에 대한 차별과 멸시가 얼마나 상당했는가를 보여준다. 포스코 자본은 지역 주민들을 이분화하고,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이분화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에 붙는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득권 세력에 불과한 관변단체들과 건설 동지들 투쟁의 요구가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포스코의 건설 노동자들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노동자로서의 자신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또한 사측의 이해와 요구로써 끝나버릴 수 있는 조기의 노사합의조차 바라지 않는다. 정부에서의 중재보다는 거침없는 투쟁을, 투쟁 없이 끝내는 노사합의보다는 모여서 싸우면 쟁취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일반인들이라면 엄두도 못 낼 포스코 건물을 점거하며 강력한 파업 투쟁을 벌이려 하는 것이다.

19일 영남권 노동자 대회에서

어제 영남권 노동자 대회에는 2500대오 정도가 모여 있었다. 연대 단위 보다는 건설 노조 조합원 동지들이 다수를 차지했고 한 분도 빠짐없이 한 손에는 쇠파이프를 들었다. 조합원 동지들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대중적 투쟁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무기를 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동지들이었다. 또한 현장에서의 노동 보다는 쇠파이프를 들고 포스코 자본을 비호하는 경찰들과 싸우는 것이 차라리 쉬운 동지들이었다. 자신이 맞서고 싸우지 않는다면 누구도 자신의 노동권을 보호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몇 천 명의 조합원들을 앞에 두고 책임질 수 없는 싸움을 벌이는 것은 못할 짓이다. 무엇보다 준비된 동지들과 함께 준비된 싸움을 벌이는 것, 깨지더라도 흔들림 없는 조직력으로 더 큰 투쟁을 통해 동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19일의 영남권노동자대회에서는 “무기를 버리고 행진하자”, “8000정도 모일 줄 알았으나 많이 모이지 못했으니 22일 총력 집중하겠다”는 등의 발언이 난무했다. 임신한 가대위의 한 동지를 군홧발로 무참하게 짓밟고 때렸던 경찰들에게 어떻게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라는 말만’ 반복할 것인가? 물리적 전투가 중요하다면 경찰들의 방패를 빼앗고 두들겨 패도 시원찮다. 하기에 22일 집회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신호탄이다. 동지들의 동세를 시시때때 파악하고 있는 경찰들은 2인 1조, 토끼몰이식의 병력 배치, 수배자를 잡아가기 위한 형사 경찰들, 여성 동지들을 효과적으로 진압할 여성 경찰 배치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리적인 전투가 그 어떤 투쟁보다 중요성을 가지는 시점에서, 건설 동지들도 면밀하게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투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는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며칠 전 대구경북건설노조파업에 이주노동자들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되었다.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이주노동자들은 사측을 비호하는 입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우리는 파업참가자를 대신해서 들어오는 대체 인력은 그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 까닭은 대체 인력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불법적인 대체인력이고 파업 파괴의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노동자들을 분열하고 차별을 고착화시키면서 자신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자본은, 한국의 노동자들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저임금의 노동력으로 돌리기 위해 이주노동자를 유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는 건설 현장, 금속 현장의 최하층에서 일하며 자본의 필요와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하면서 절반의 임금, 대량의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이에 비해 상대적인 지위를 보장받으나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정규직 노동자 모두 자본에게는 소모품이다. 이주노동자들은 ‘그들 스스로’ 건설 동지들의 일자리를 빼앗기 위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운영되는 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며 어려운 현장에서 빈번한 산재와 임금 체불을 당해 온 노동자이다. 우리가 막아야 하는 것은 그들이 파업 파괴자로써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는 것뿐만이 아니다. 자본에게 효율적인 노동력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처럼,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역시 하락되는 상황을 막고 방어해야 한다.
일용직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단계 하도급으로 임금을 떼이는 건설 노동자,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는 하나다. 이주노동자도 ‘동지’로서 포스코와 같은 거대 자본에게 희생당하는 동지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많은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알리고 투쟁에 연대하도록 호소하겠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