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소는 이제 프락치 활동까지 하는가?
- 이주노조 지도부 표적단속 과정에서 확인된 의혹을 해명해야


1. 지난 2일 밤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소에서 이주노조 위원장, 부위원장을 표적단속 강제연행 해 갔다. 이는 이주노동자 중심이 되어 스스로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온 이주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탄압이다. 이미 법무부는 2005년 이주노동조합 결성 직후 아노아르 위원장을 표적단속했고, 뒤이어 작년 11월 27일 까지만 위원장, 라주 부위원장, 마숨 사무국장을 동시에 표적단속했다. 이주노동조합 결성 이전에 평등노조 이주지부 지부장이었던 샤말 타파에 대한 표적단속까지 합하면 이번이 무려 4번째 강제 표적단속이다. 아무리 법무부가 표적단속이 아니라고 강변해도 이는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한국 정부는 실패한 이주노동자 정책을 바꾸기는커녕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 강제단속만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에 마석에서는 강제단속을 피하려다 3층에서 떨어진 방글라데시 노동자가 크게 다친 사건도 있었다. 올해 1월에는 중국동포 여성 한 명이 떨어져 사망하기까지 했다.

2.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주노조에 대해 상시적인 감시와 미행이 이루어지고 있고, 심지어 프락치 활동 의혹까지 있다는 것이다. 강제 표적단속 되어 청주보호소에 수감된 위원장, 부위원장의 증언에 따르면 이미 출입국관리소는 이주노조 지도부에 대해 계속 동향을 파악하고 감시해왔다. 특히 지난 5월 1일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에서 토르너 위원장이 발언한 이후 출입국직원들이 현장에서부터 이주노조 간부들을 미행했음이 확인되었다. 밤늦게 이주노조 사무실이 있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건물로 위원장이 들어갈 때 까지 미행해서 카메라로 촬영까지 했다고 한다.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더 충격적이다. 부위원장을 잡으러 집까지 온 단속반들 중에 며칠 전 한 이주노동자 관련 행사 때 연대 단체 활동가라고 알았던 사람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이주노동자 활동에 연대하는 사람으로 가장해 모임에 참가해 여러 활동가들에 대한 신상 정보 등을 수집한 출입국 단속반 직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위원장의 집 위치도 아마 그 때 미행해서 파악한 것 같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보면, 법무부 출입국관리소는 새로 선출된 이주노조 지도부를 표적단속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전담반을 꾸려 감시와 미행을 하고, 심지어 이주노동자 관련 행사에까지 단체 사람인 척하고 참가하여 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이게 지난 군사독재 시절의 프락치 활동이 아니고 무엇인가?

3. 이주노조 지도부를 4번이나 표적단속 했으면서도 표적단속이라 말하지 않고 일반적 단속이라고 우기는 법무부, 표적단속 하기 위해 감시와 미행을 일삼고 프락치 활동 의혹까지 있는 법무부 출입국관리소를 우리는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법무부는 이렇게 반인권적이고 공작과도 같은 방식으로 표적단속하여 강제연행해 간 이주노조 지도부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 이주노조를 탄압하고 이주노동자운동을 말살시키는 시도를 한국의 노동운동과 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08. 5. 5
서울경인 이주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