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조 토르너 위원장, 소부르 부위원장 표적단속 강제 연행한 이명박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주노조 지도부를 즉각 석방하라!


한국 정부가 또 다시 이주노조 지도부를 표적 단속하는 반인권적 작태를 저질렀다. 지난 해 2기 이주노조 지도부를 표적 단속한 지 불과 5개월 만이고, 이주노조가 3기 지도부를 새롭게 세운 지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때다.
지금 온갖 반동과 개악을 쏟아내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강력 탄압을 주문했다.
대통령인 이명박 자신이 직접 나서 이주노조 설립 문제가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것을 거론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 말은 바로 탄압을 주문하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불법체류자 제로"를 만들라는 발언까지 해댔다.
이런 발언은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연일 이주노동자를 강제 단속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급기야 또 다시 노무현 정권에 이어 이주노조 지도부를 폭력적으로 강제 표적 단속한 것으로 이어졌다.

노동절 다음 날인 어제 5월 2일 저녁 8시 20분 경, 토르너 림부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조 사무차장(한국인 활동가)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 등 이명박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던 길이었다.
이 시간 십여 명이 넘는 서울 출입국 단속반을 포함한 체포조는 콤비버스를 인근에 대기시키고 잠복해 있다가 사무실 앞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덮쳐서 강제로 차에 태웠으며 이 과정에서 저항하던 이주노조 사무차장을 힘으로 제지하였다.
출입국 직원들은 보호명령서도 보여주지 않았으며, "차에 가서 보여주겠다" "공무집행 방해하지 말라" 운운하면서 항의를 묵살했다.
연행 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계속 촬영하는 것이 보여주듯이 이번에도 철저히 계획된 표적 단속이었다.
같은 시간 소부르 부위원장 집 주변에도 단속반이 잠복하고 있었다. 소부르 부위원장은 위원장 연행 소식을 듣고 집 밖을 살폈고, 집 주변에 잠복한 단속반을 발견하고 집 안으로 황급히 들어갔으나 곧 이어 밤 9시 경, 10여 명의 단속반이 집 안으로 들이닥쳐 소부르 부위원장을 체포했다.
그리고 비제이 사무국장 집 앞에서도 출입국 단속반이 잠복하고 있었다. 단속반은 여차하면 비제이 사무국장도 체포하려 했으나 집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단속반은 비제이 사무국장이 아내, 자녀와 함께 있는 집 안까지 쳐들어가 체포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이 사태의 전체적인 상황이 파악된 것은 자정을 넘겨 청주외국인보호소에 도착한 토르너 위원장이 이주노조로 연락을 취해 온 뒤였다.
이주노조가 토르너 위원장을 면회하기 위해 밤 9시 경부터 서울출입국에서 면회를 요구했지만, 서울출입국측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다. 소부르 부위원장과 연락이 두절돼 단속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역시 이 사실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자정 무렵, 변호사가 접견을 요구하자 이 조차도 거부했고, 항의 끝에 이주노조 지도부 2인이 체포된 현장에서 청주외국인보호소로 곧바로 이송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정부 스스로가 이주노조를 표적단속 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다. 이번 표적 단속이 보여주는 것은 정부 정책에 문제제기하는 집단에 대해 야만적이고 반인권적인 탄압으로 짓밟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도대체 정부는 언제까지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불법인간’ 취급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이주노동자들을 무작정 공권력으로 강제단속하기만 할 것인가!

이주노조는 작년 3인 지도부 표적단속 이후 99일간 항의 농성 투쟁을 전개하면서 정부 정책의 야만성을 폭로하고 단속추방 일변도의 반인권적 행태를 규탄했다. 그러나 정부는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고, 표적단속이 아니라 정당한 단속이라고 강변하기만 했다. 누가보아도 이는 거짓말이다. 한국사회에서 최소한의 인권과 노동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무차별적인 탄압을 자행하는 정부는 이미 국제적으로도 수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작년 11월 27일 3인 지도부 강제 표적단속하고도 모자라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이주노조 지도부를 표적 단속하는 것을 우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한국 정부의 노동탄압, 인권탄압, 이주노동자 탄압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노동절 직후, 저녁을 노려 대규모 인원이 잠복하여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잡아갔다는 데에 더욱 분노한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공공부문 사유화와 구조조정 추진, 비정규법 개악 시도, 한미FTA 국회  통과 추진 등 수많은 반동과 개악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민주노총의 강력한 저항이 예고되고 있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이주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공격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단지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만이 아니라 이주노동자 전체를 탄압하는 것이고, 직접적으로 한국 노동 운동과 민중 운동 전체를 탄압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이번 탄압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이주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운동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내치고 짓밟는다면, 우리는 노동자들의 연대의식으로 이주노동자들을 감싸 안고 연대 투쟁으로 이 탄압을 뚫고 나갈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탄압을 한국의 제 진보 세력과 함께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당장 토르너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을 석방하고, 이주노조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이주노조 위원장, 부위원장 표적단속 이명박 정권 강력히 규탄한다!
표적단속 강제연행한 이주노조 토르너 위원장, 소부르 부위원장을 즉각 석방하라!
이주노조 인정하고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야만적인 인간사냥 출입국 단속반 해체하고 모든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라!

2008년 5월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